"의사는 치유의 사명 있는데"…'SKY 병원' 첫 휴진, 암 센터 '북적'[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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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의대'로 꼽히는 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병원이 오늘(30일) 첫 집단 휴진에 돌입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두 달 넘게 메워온 주요 의대 교수들은 과로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며 휴진을 예고해왔다.
이 병원 혈액암센터는 국혜원·정해림 교수, 두경부암센터·식도암센터·폐암센터에선 이기쁨·임선민·김은영·조병철·김다희·김세헌 교수가 환자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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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의대'로 꼽히는 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병원이 오늘(30일) 첫 집단 휴진에 돌입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두 달 넘게 메워온 주요 의대 교수들은 과로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며 휴진을 예고해왔다. 이들 병원에선 휴진하지 않은 교수 진료실 앞은 평소처럼 북적였지만, 진료 알림 화면엔 진료 중인 교수 인원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위암센터 진료 대기 화면엔 김효승 교수만 떴다. 예약 지연 시간은 30분으로 여느 때보다 짧았다. 이곳을 찾은 위암 환자 A씨는 "김효승 교수님이 주치의이고, 예약 취소 없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 비뇨기암센터 앞은 환자 20여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비뇨기암센터 진료 대기 화면엔 함원식 교수만 떴고 예약 지연 시간은 역시 30분이었다. 함원식 교수가 주치의라는 환자 B씨는 "진료 예약이 취소됐다거나 지연된다는 연락을 따로 받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병원 혈액암센터는 국혜원·정해림 교수, 두경부암센터·식도암센터·폐암센터에선 이기쁨·임선민·김은영·조병철·김다희·김세헌 교수가 환자들을 기다렸다. 이들 센터의 예약 지연 시간은 0~40분으로 평소보다 짧았다. 폐암 환자 보호자 C씨는 "평소엔 대기 환자가 지금보다 더 많았는데 오늘 일부 교수가 휴진해서 그런지 대기 환자가 더 적은 것 같다"며 "평소엔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는데 오늘은 20분으로 대기 시간이 줄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지하 2층 외과는 60여개의 대기석이 텅텅 비어있었다. 간호사 1명만 스테이션에 앉아 병원 내·외부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연신 받고 있었다. 이날 대한외래 외과의 오후 진료는 전체 '셧다운'이 이뤄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전에 문자로 예약 변동을 안내했다"며 "검사와 진료 일정을 헷갈려하는 환자가 더러 외래 진료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전체 휴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낸 것과 달리 '개별 휴진'했다. 외과는 실제로 '전체 휴진'이 실행됐지만 본관 순환기내과, 암 병원은 여전히 환자로 붐볐다. 혈액암 치료를 위해 80대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찾은 정 모(50) 씨는 "2시간 전에 도착해 혈액검사를 했고 진료도 문제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하늘이 내려주는 치유의 사명이 있는데 그걸 버리고 병원을 떠나는 건 문제"라며 "서울대병원은 정부 지원을 받는 국립대병원이니 큰 진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전날 병원 곳곳에 병원을 지키는 간호사 등 구성원을 대상으로 고마움과 휴진의 당위성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였다. 비대위는 이 안내문에서 "교수들도 이제는 지치고 절망해 하나둘 병원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떠날 교수들, 남아있는 교수들 모두 너무나 무겁고 참담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하게 앞으로의 진료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교수들 휴진 신청으로 직원 여러분의 부담이 늘어나게 돼 대단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현재의 의료진과 직원 환자들이 더 큰 고통을 겪지 않도록 노력할 것으로 그것이 동료 직원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몸 바쳐 일궈온 서울대병원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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