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앞세운 美, 韓기업 투자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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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이 반도체 생산 기반을 끌어오기 위해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이 빨아들인 한국 기업 투자자금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매일경제가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ODI)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으로 향한 ODI 순투자금액은 252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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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52억弗 역대최대
국내 투자는 찬바람
◆ 반도체 지원 골든타임 ◆
주요국이 반도체 생산 기반을 끌어오기 위해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이 빨아들인 한국 기업 투자자금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기사 A4면
반도체와 2차전지를 비롯한 첨단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미국이 세액공제 혜택에 막대한 보조금까지 내세우면서 한국의 기업 자금을 공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첨단산업 투자 보조금이 없고, 법인세율까지 높은 한국에서는 투자 온도가 빠르게 식고 있다. 차세대 산업 유치가 경제안보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기업 특혜' 프레임을 깨고, 차세대 기술 지원을 늘려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매일경제가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ODI)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으로 향한 ODI 순투자금액은 252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4% 늘었다.
고금리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전체 해외 순투자금액(514억달러)은 20.6% 급감했지만 유독 미국 투자는 늘었다. 지난해 아시아에 대한 순투자액(74억달러)은 54.7%나 줄었고, 유럽(-29.3%), 중남미(-20.0%) 투자도 한파를 맞았다. ODI 순투자금액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돈에서 지분 매각이나 청산 등으로 회수한 금액을 뺀 자금이다. 국내 기업이 실질적으로 해외에 투자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투자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쏠리며 국내 설비투자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산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2.1% 줄어 5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2022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설비투자가 6.6% 급감하며 실물 부문 타격이 커진 영향이 직접적이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민간 싱크탱크 니어재단이 주최한 산업경제포럼에서 "미국이 총규모 390억달러 이상 막대한 반도체 보조금을 제시하면서 미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쟁국이 그동안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자제했던 산업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환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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