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인 악마화해 국민과 갈등 부추기지 말라"

이채린 기자 2024. 4.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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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입장에서 현 의료 사태는 정부의 소통과 신뢰의 부재 그리고 독선과 오만의 파국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내는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닫고 있고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서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 대표가 '2024년 의료대란 그 시작과 과정에 대하여'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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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서 의대생·전공의 한목소리
3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서 왼쪽부터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의과대 학생,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강운구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학생의 입장에서 현 의료 사태는 정부의 소통과 신뢰의 부재 그리고 독선과 오만의 파국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내는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닫고 있고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서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 대표가 ‘2024년 의료대란 그 시작과 과정에 대하여’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주제 발표는 김 대표가 의과대 학생 관점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가 전공의 관점에서, 강운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대 교수 관점에서,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가 국민 관점에서 현 의료대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 전공의, 교수 관점으로 나선 발표자들은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올 1월 13일 보건복지부는 의대 학생대표 40인과 간담회를 예정했지만 일방적 통보로 27일로 연기했고 이마저 취소했다"면서 "이후 연이어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발표하는 모습은 학생의 목소리를 정말 들으려고 했던 건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20년 정부가 의료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의료계가 반발하자 일단락 지으며 보건복지부는 합의문에서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적었지만 4년 만에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고 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당시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통해 오히려 '필수'와 '비필수' 의료 패러다임이 생겨 학생들이 호도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의과대학 커리큘럼을 보면 필수와 비필수 의료라는 말로 분야를 구분하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말하는 필수 의료 행위만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정부가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정책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현 의료문제는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사회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건강보험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체계이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데 공급자수인 의사를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 전공의 대표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 학생은 도제식으로 교육받는 상황인데다 카데바(해부용 시신)와 수술 도구 부족 등 문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해서 의료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전공의 시절 한 환자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정부가 의료인의 환자에 대한 진정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주치의 때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장기입원 환자를 맡으며 매일 오르지 않는 호중구 수치를 알리고 높아지길 바라며 인생에서 처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했다"면서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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