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충당금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안' 펼쳐놓는 당국..업계 '안 통하네'

이승연 2024. 4.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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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신규자금을 유입하기 위해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과 지급보증 비율, 면책범위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경·공매 유도와 신규 자금 공급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사업성 악화로 부실채권이 증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보상 체계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PF '뉴머니' 투입되나...인센티브안 논의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중순께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PF 사업장 신규 자금 공급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달 초 2주간 은행, 보험 등 업권별로 PF 관련 간담회를 한 데 이어 틈틈이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속도감 있게 PF 시장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메시지에 따라서 계속 준비해왔다"며 "일정 부분 (사업장을) 옥석 가리기 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금 투입 및 재구조화에 대한 유인을 느낄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PF 사업장을 인수함에 따른 충당금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고려된다. 만기가 1~2차례 연장된 브릿지론은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되기 어려운 만큼 이를 받아들여도 재무상 충격이 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PF 사업장 건전성 분류 상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되면 20~3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0.9%만 충당금으로 적립하면 된다.

은행권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HF) 등 보증기관의 보증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만 "90% 보증을 해줘도 나머지 10%에 대해서는 위험부담을 져야 한다"며 "100% 보증을 받아도 취급상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면 대위변제가 안 되기 때문에 전체를 보증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권을 중심으로 지급여력 비율을 낮춰달라는 요구도 제시되고 있다. 현행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체제에서 보험사가 부동산 PF에 투자할 때 위험계수 값이 다른 채권의 10배가 넘는데 이를 완화해달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현행 12%인 취득세를 감면하고 금융사와 임직원에 대한 면책 범위를 확대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행 시점이나 발표 시점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여러 대책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PF 부담 높아지는데...업계 "얼마나 통할까"

이같은 인센티브가 가격에 대한 매수자와 매각자 간 시각 차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비교적 자본 여력을 가진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은행과 보험사는 이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언급된 방안들이) 신규 자금 투입에 꼭 필요한 조건일 뿐 실제 인센티브라고까지 보진 않는 분위기"라며 "사업장 인수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은행이 져야 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보장된 사업장에만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인센티브'라고 고려되지만 현재 상황에서 실질적인 자금 투입이 어려운 데 대한 보완 방안일 뿐 사정이 나쁜 사업장까지 인수하며 더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하는 유인까지는 아니라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가운데 높은 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지속되며 PF 시장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등에 대한 부실 사업장 경·공매 유도부터 인센티브 부여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가동하더라도 실제 얼마만큼의 사업장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미 부동산 PF 부실채권이 늘어나며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로 전년 대비 3.14%p 치솟았다.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 기록이다. 올해 1·4분기 기준으로는 연체율이 7~8%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른 신용등급 줄강등도 현실화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KB·대신·다올·애큐온저축은행 등 4개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앞서서는 페퍼·JT친애·바로저축은행 등의 신용등급도 낮췄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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