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라고 어디 다 같을까? 정규직·남성 ‘100’ 벌 때, 비정규직·여성 ‘70’ 그쳐.. 고임금 vs 저임금 격차 “5배 육박”

제주방송 김지훈 2024. 4. 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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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
대-중소기업,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커
시간당 임금 총액, 정규직 70% 수준 그쳐
임금총액 1%↑ 소비자물가 상승률 밑돌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소폭 줄었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간극은 컸습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70%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정규직 내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고임금 근로자는 저임금 근로자에 비해서 거의 5배 수준에 달하는 월급을 챙겼습니다. 2년 내리 이같은 격차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각종 요인들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벌어진 임금 격차는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인데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임금근로자라고 해서 그리 가계 주름살을 펼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총액 상승 폭이라야 1.0%에 그쳤는데, 같은 달 소비자물가상승률 2.7%에도 한참 모자랐습니다. 아끼고 아껴봐도 가계 재정이 빠듯한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 “매년 임금 격차 확대”.. 상당수 근로자 대기업 ‘절반’ 그쳐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시간당 임금총액은 2만 2,878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 형태로 보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2만 4,799원, 비정규직은 1만 7,586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6%, 2.0% 증가했습니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70.9% 수준으로, 지난해(70.6%)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0.3% 줄었지만 여전히 70%대에 머물렀습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2019년 69.7%, 2020년 72.4%, 2021년 72.9%로 상승세를 보이다, 2022년 70.6%로 떨어졌습니다.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3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의 경우 시간당 임금(3만 8,214원)을 100으로 볼 때 300인 미만 기업 비정규직의 임금(1만 6,843원)은 44.1%로 0.4%p 상승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 중소기업 비중이 99%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근로자의 시급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 비정규직·남녀.. 사업장 규모별, 성별 임금 격차 여전

비정규직 내에선 사업장 규모별로 임금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의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은 2만 5,668원, 300인 미만 비정규직은 1만 6,843원으로 차이는 8,825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년도, 이 차이는 8,152원이었습니다.

300인 이상 정규직 임금을 기준으로 한 비정규직 간 차이도 2022년 21.6%포인트(p)에서 2023년 23.1%p로 커졌습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이 하도급사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원청 비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간 임금 차이가 커진 게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도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남성의 71% 수준으로, 지난 2008년 60.8%에서 상승 추세로 지난 2022년 70%였던게 그나마 소폭(1.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난해 남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 2만 7,695원을 100으로 보면, 여성 비정규직의 임금(1만 4,944원)은 54% 수준에 그쳤습니다.

같은 비정규직에 종사해도 남성(2만 337원)에 비해 여성(1만 4,944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더 낮았습니다.


■ 상위 임금 근로자-하위 임금 근로자 격차 커져

상위 20%(5분위 계층)와 하위 20%(1분위) 임금의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상위 20%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856만 4,000원, 하위 20% 임금근로자는 190만 2,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5분위 평균임금을 1분위 임금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4.50배였습니다. 상위 20%가 하위 20%의 4.5배를 번다는 얘기인데, 5분위 배율이 클 수록 임금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5분위 배율은 2년 연속 확대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5.47배에서 2018년 4.67배로 처음 5배 미만으로 내려온 이후, 2021년 4.35배로 낮아졌지만 2022년 4.45배로 반등한 이후 지난해 더 높은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버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은 작년 6월 기준 16.2%로, 2022년(16.9%)보다 소폭 개선되는데 그쳤습니다.

이같은 격차는 최하위 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 폭이 최상위 근로자 인상 폭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임금 격차가 줄어들기 위해선 최하위 임금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더 높아야 합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진 1분위 임금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5분위보다 높거나 유사했지만 2022년 5분위 근로자 임금은 전년 대비 8.3% 오른 반면 1분위는 5.8%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에도 5분위 근로자 임금이 4.7% 오를 때 1분위는 3.5% 인상했습니다.

이는 최근 몇년 간 경기가 악화한 때문으로 고용부는 보고 있습니다. 경기 악화가 저임금 근로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특별급여를 예년보다 적게 받은 결과로, 임금 인상률이 고임금 근로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정규직-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차 축소.. 연금가입률 격차


사회보험 가입 대상이 늘어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사회보험 가입률 차이는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의 고용보험(94.5%), 건강보험(98.8%), 국민연금(98.6%) 가입률은 대체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비정규직 가입률은 고용보험(80.7%→81.4%), 건강보험(70.3%→71.7%), 국민연금(67.5%→68.5%) 모두 늘었습니다.

산재보험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가입률이 모두 98%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중 일일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7.6%에 그치는 등 일일·단시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체 근로자의 퇴직 연금 가입률은 51.5%로 전년 대비 1.8%p 내렸습니다.

아울러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9.9%로 전년 대비 0.4%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경력단절여성 증가, 고령화 등.. 임금불평등 심화 우려

더구나 우려는 더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임금 불평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탓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작년 11월 발표한 임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완화하던 임금 격차는 2020년 이후 확대되는 추세로, 보고서는 그 요인으로 여성과 고령층 근로자의 취업 확대 양상을 꼽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출산·육아 전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력단절여성이 지속 늘어나는 추세에, 50대 이상에선 퇴직과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탓입니다.

또한 고용보험 가입자 추이 등 여러 고용 통계에서도 20·40대 취업자가 줄고 여성·60대 이상 취업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임금 불평등 상황이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실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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