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월간조선 편집장, EBS 부사장 임명 예고에 내부 반발

장슬기 기자 2024. 4. 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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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부사장 임명 가능성에 EBS 노조 "김성동 정치편향 자격미달" 비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EBS.

EBS(한국교육방송공사) 부사장 자리에 김성동 전 월간조선 편집장 임명이 예고된 가운데 EBS 노동조합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 등의 이유로 사퇴를 요구했다.

김유열 EBS 사장은 이르면 이번 주중 김 전 편집장을 EBS 부사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편집장은 부사장으로 지난달 출근하기로 했다가 돌연 임명이 보류되기도 했다.

EBS 부사장은 김유열 사장이 취임한 2022년 3월 이후 2년 넘게 공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박유준)는 지난달 18일 성명을 내고 법에서 정한 대로 EBS 부사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9조(임원)를 보면 부사장은 사장이 임명한다고 돼 있고, 10조에서는 임원이 결원된 경우 결원된 날로붙 30일 이내 보궐임원을 임명해야 한다.

김 전 편집장은 월간조선 재직 중이던 2016년 <내가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운동에 뛰어든 이유>라는 제목으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란 단체를 이끌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홍보성 인터뷰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는 코로나19로 비판을 받던 2020년 삭제됐다.

김 전 편집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6월 <'자유'의 가치를 아는 대통령>이란 칼럼에서 “개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 중 가장 가슴에 와닿고 든든했던 부분이 '자유'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라며 “언론은 윤 대통령이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다고 하더군요”라고 한 뒤 윤 대통령 취임사 일부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2022년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장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올랐습니다”라며 “저는 무지개를 보는 설렘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고 있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지난 29일 <정치편향 자격미달 김성동은 사퇴하라> 성명에서 “김성동이란 인물은 과거 신천지 홍보 논란 기사를 쓴 당사자이자 월간조선 편집장 시절 특정 세력에 기대어 편파적이고 정치적인 선동 기사를 써온 극우 성향 기자 출신”이라며 “정치편향적 인사에 대한 감시나 비판은 없이 용비어천가를 서슴지 않았던 인물을 EBS 부사장에 앉힌다는 건, 김유열 사장 스스로가 그간 EBS가 수호해온 공영방송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BS지부는 “이 시기에 필요한 EBS 부사장은 김성동 같은 이념 편향적 인물이어서는 안 되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교육에 대한 철학과 경영 위기를 타개할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며 “하지만 언론인으로서 사명과 양심도 없이 공영방송을 정쟁의 장으로 내몰 자를 부사장으로 임명한다는 결정은 공영방송 EBS의 역할과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EBS지부는 “EBS 모든 구성원은 김 사장이 망가뜨려 놓은 EBS를 정상화시키고 교육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고자 160일 넘게 힘든 싸움을 하고 있고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켜내고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능력 있는 인사가 하루라도 빨리 부사장에 임명되길 바라왔다”며 “이러한 열망에도 김 사장의 선택은 정치편향, 자격 미달 김성동이었고 우리는 이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EBS지부는 “김성동은 본인에게 맞지 않는 자리임을 인정하고 EBS 부사장 제안을 거부하고 스스로 사퇴하라”라며 “김 사장 또한 지금이라도 이 결정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선택을 다시 하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EBS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EBS 가치를 훼손하고자 김성동과 같은 인사를 점령군으로 내려보내려는 시도에 모든 구성원은 좌시하지 않고 한데 뭉쳐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EBS 측은 이 같은 EBS지부 비판에 대해 “별도 입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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