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휴진한 경상국립대병원…환자들 불안 여전

김정훈 기자 2024. 4. 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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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의료진 적어 큰 혼란 없었지만
호흡기내과 진료 받으러 온 환자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진료받아
바뀐 의사가 상태 제대로 알겠나”
30일 오전 경남 진주경상국립대병원 본관 원무과 접수대가 한산하다. 김정훈 기자

경남 진주·창원 경상국립대병원은 병원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호흡기과 등 일부 과가 30일 하루 휴진했다. 병원 측은 휴진한 의료진이 적어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환자들은 이날 외래예약을 변경하거나 휴진으로 전문의사가 바뀌어 의정 갈등에 따른 불안은 여전했다.

의령에 사는 80대 A씨는 남편과 함께 진주경상국립대병원 대기실에서 외래진료를 받으려고 3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남편(90대)이 협심증에다 신장이 좋지 않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3년 전부터 이 병원의 호흡기내과·신장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집도 멀지, 자동차도 없지, 나이도 많은데 병원 한 번 오려면 너무 힘들다”며 “호흡기내과 의사가 휴진하는 바람에 오후에 가정의학과 의사에게서 진료 받고 신장내과도 들러야 한다”말했다.

그는 이어 “바뀐 의사가 환자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있겠냐”며 “며칠전 병원이 진료안내 전화를 하긴 했지만 의사들이 왜 진료를 안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의사가 배가 불러 큰일이다”고 말했다.

30일 경남 진주경상국립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119구급대원과 병원 관계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또 다른 50대 산부인과 환자 B씨는 “따로 연락받은 게 없어서 오늘 일부 과가 휴진하는지도 몰랐는데,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은 매우 불편할 것 같다”며 “하루 빨리 의료진들이 현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접수창구의 안내 직원은 “의사마다 사정이 달라 정확하게 어떤 과에서 휴진하는지 알 수 없다”며 “의정 갈등 이후 환자 발길이 많이 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날 예약한 환자들에게 의사 휴진과 관련한 진료 일정을 변경하라는 안내를 지난주부터 문자와 전화를 통해 전했다고 설명했다. 진주경상국립대병원 의대교수 159명(24개과) 중 30~35%가 자발적으로 휴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은 지난 22일 군의관 3명이 투입돼 대체 진료를 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는 휴진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운영되고 있어 119구급차량들이 연달아 도착했다. 40대 토혈 환자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진주경상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119구급대원은 “환자 이송에 걸린 시간이 다른 날과 비슷했다”며 “응급구조시스템을 통해 휴진 등의 병원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서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산부인과 의원에 있던 인규베이터 속 신생아도 이날 이곳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진주와 창원 등 2개 지역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으로 운영 중이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의대교수 103명 중 이날 자발적으로 휴진한 교수가 2% 밖에 되지 않아 혼란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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