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계열이어도 코로나19·사스·메르스, 인체 감염 전략 달랐다

이병구 기자 2024. 4. 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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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스, 메르스 등을 일으킨 각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과 우리 세포의 대응 방법의 차이를 규명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박동빈 IBS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은 "감기 바이러스가 감염시킨 세포 수는 4종 중에 가장 많았지만 세포 내에서 증식하는 정도는 가장 낮았다"며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비교해 감기의 병원성이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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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종류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스, 메르스 등을 일으킨 각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과 우리 세포의 대응 방법의 차이를 규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은 종식됐지만 미래 팬데믹을 대비해 바이러스별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영기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연구팀이 이주연 국립보건연구원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4종의 서로 다른 숙주세포 감염 전략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9일 국제학술지 '의학바이러스저널'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종류다. 지금까지 인간에 감염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으로 2003년 사스(SARS-CoV), 2012년 메르스(MERS-CoV), 2019년 코로나19(SARS-CoV-2)가 포함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과 가축에 있다가 종을 넘어 전파될 가능성이 커 다음에도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된다.

사람의 장기 구조를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 유사체(오가노이드)는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나 치료법 연구에 많이 활용됐다. 지금까지는 개별적인 바이러스만 다뤘을 뿐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사이의 감염 메커니즘 차이를 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인간 기관지를 구성하는 4가지 주요 세포인 기저세포, 클라라세포, 잔세포, 섬모세포가 온전히 자란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4종을 오가노이드에 감염시키고 숙주와 바이러스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종류별 감염 전략을 비교하는 연구 과정을 나타낸 그림. IBS 제공

모든 오가노이드는 바이러스 감염 시 총 세포 수가 감소했지만 호흡기의 점액을 생성하는 잔세포의 수가 증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침입에 대항해 기도 상피에서 점액을 바탕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각 바이러스는 주로 표적하는 기관지 세포에서 차이를 보였다. 감기 바이러스는 클라라세포를 주로 감염시키고, 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섬모세포를 주로 감염시켰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잔세포에 감염성을 크게 보였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박동빈 IBS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은 "감기 바이러스가 감염시킨 세포 수는 4종 중에 가장 많았지만 세포 내에서 증식하는 정도는 가장 낮았다"며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비교해 감기의 병원성이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4종 바이러스에 대한 숙주 세포의 반응을 확인했다. 세포에서 공통적으로 염증반응에 관여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바이러스 감염 및 증식을 저지하는 인터페론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려는 숙주 세포의 전략은 각각 달랐다.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부적절한 단백질에 대항하는 반응이 바이러스 증식을 막았다. 사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숙주 세포가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조절해 증식을 저해했다. 또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점액 생산을 조절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세포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칼슘(Ca) 이온을 통한 방어가 활성화됐다.

최영기 센터장은 "그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치료에서 섬모세포만 중요하게 다뤄져온 것과 달리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다른 세포의 역할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며 "각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인 표적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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