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운동 진앙’ 미 컬럼비아대, 농성 학생 무더기 정학 절차

이본영 기자 2024. 4. 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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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개 미국 대학을 휩쓸고 있는 천막 농성의 진앙지인 컬럼비아대 당국이 농성 해산을 거부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더기 정학 절차에 착수했다.

컬럼비아대는 29일, 이날 오후 2시까지 학교 중앙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을 떠나라는 요구를 거부한 학생들에 대한 정학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지난 18일 경찰을 불러들여 천막 농성장의 학생 108명을 체포하게 만들면서 대학생들의 전국적인 반발을 촉발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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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에서 체포된 천막 농성 참가자들을 실은 경찰 차량을 막아선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가스를 뿌리고 있다. 오스틴/로이터 연합뉴스

수십 개 미국 대학을 휩쓸고 있는 천막 농성의 진앙지인 컬럼비아대 당국이 농성 해산을 거부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더기 정학 절차에 착수했다.

컬럼비아대는 29일, 이날 오후 2시까지 학교 중앙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을 떠나라는 요구를 거부한 학생들에 대한 정학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지난 18일 경찰을 불러들여 천막 농성장의 학생 108명을 체포하게 만들면서 대학생들의 전국적인 반발을 촉발한 곳이다.

앞서 이날 컬럼비아대 당국의 해산 요구에 따라 경찰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농성 참가자들은 펜스를 친 농성장에 텐트 80여개를 설치하고 이 학교의 이스라엘 및 군수업체에 대한 투자 철회 등을 요구해왔다. 참가자 150여명은 학교의 해산 요구를 놓고 진행한 투표에서 압도적 의견으로 농성 지속을 결의했다. 이 직후 경찰이 다시 진입할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학생 수백 명이 농성장을 에워싸고 농성 참가자들을 지키려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노란색과 오렌지색 안전조끼를 입은 교수 10여명도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켜줘야 한다며 농성장 주변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컬럼비아대가 학내외 반발을 고려해 경찰 출동을 다시 요청하는 대신 정학 처분으로 학생들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5월15일 졸업식 전에 농성장을 철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네마트 샤피크 총장에게 ‘반유대주의’ 선동 농성장을 즉각 철거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농성 참여자들 중 유대인 학생들이 다수다. 또 학생들의 주장의 핵심은 반유대주의가 아니라 ‘학살 중단’과 ‘대학과 미국의 공범 행위 중단’이라는 강력한 반론이 제기되면서 학교 당국의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스틴 텍사스대에서는 경찰이 천막 농성장을 재설치한 학생 약 50명을 체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주에 기마 경찰까지 동원돼 34명을 체포했다. 2차 해산에 나선 경찰은 소식을 듣고 몰려와 경찰 차량을 가로막은 많은 학생들과 대치하며 최루가스를 뿌리기도 했다.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경찰의 캠퍼스 진입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리며 “천막 농성은 허용할 수 없다. 체포가 진행되고 있다”는 글을 붙였다. 이날까지 미국 전역에서 체포된 학생 수는 1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폴리티코는 미국 행정부 소속 변호사 20여명 등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은 미국산 무기 제공과 관련된 미국 법과 국제인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 무기 제공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등에게 보낼 서한에 이날까지 국무부와 법무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민간 부문 등의 변호사 약 90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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