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3년 키운 ‘알짜’ 라인 일본에 뺏기나? [뉴스in뉴스]

박대기 2024. 4. 3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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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국민 메신저’가 카카오톡이라면 일본의 국민 메신저는 라인입니다.

라인에는 공공연한 출생의 비밀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의 대표 기업 네이버의 자회사란 점입니다.

13년간 잘 키워 놓은 라인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서 라인의 위상은?

[기자]

13년 전에 네이버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지금은 일본 1억 2천만 인구 중 9천600만 명이 쓸 정도로 국민 메신저가 됐습니다.

[앵커]

한국 기업이 어쩌다 일본의 대표메신저가 됐나요?

[기자]

네이버가 라인을 내놓기 직전에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그때 일본의 통신망이 마비가 됐습니다.

카톡같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있었다면 달랐을텐데요.

인터넷은 원래 미국이 핵전쟁에 대비해서 만든, 우회로를 통한 망 안전성이 높은 시스템이라서 별 탈이 없었을겁니다.

일본은 IT발달이 느렸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메신저 후발주자였던 네이버가 일본에서는 빠르게 출시를 한 셈이 됐습니다.

이후 안정적인 서비스로 일본 시장을 장악한 것입니다.

[앵커]

이 라인을 일본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일본 총무성이 행정지도라는 것을 내놓습니다.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내용인데, 쉽게 말해서 네이버가 가진 지분을 일본 기업에게 팔라는 것입니다.

[앵커]

지분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데요?

[기자]

사실 라인은 이미 절반 정도 일본에 뺏긴 상황이었습니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라는 회사가 있고 그 대주주인 A홀딩스라는 회사를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정확히 50대 50씩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네이버가 직접 가지고 있었지만 일본 정부의 유무형의 견제로 소프트뱅크와 공동경영 형태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네이버도 야후재팬이라는 기업의 소유권 절반을 가져오니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죠.

그런데 이걸 넘어서 지분을 더 소프트뱅크 쪽으로 넘기라는 게 일본 정부 요구고 실제로 소프트뱅크도 그렇게 하려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이렇게 무리해보이는 요구를 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지난해 11월에 라인에서 보안 사고가 있었습니다.

약 51만 건의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후에 시정조치를 하라는 압박이 있었고 한 차례 냈는데 그게 마음이 안 든다면서 아예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라인이 잘못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분을 넘겨라?

너무 과한거 아닌가요.

[기자]

잘못은 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도 뭔가 잘못하면 한국에 팔라는 식으로 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일본 기업들도 종종 정보 유출사고를 저지르는데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도를 보면 NTT서일본도 9백만건 유출이 있었는데 책임자들에 대한 조치는 있었어도 지분 매각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없었습니다.

[앵커]

메타도 42만건 유출된 적 있어요.

근데 왜 우리에게만 가혹하나요?

[기자]

물론 통신업이라는 것이 매우 민감하고 정부로서는 외국 기업이 메신저앱을 소유하는 것을 불안하게 볼겁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러시아 태생의 개발자가 만든 텔레그램을 많이 쓰는데, 보안 전문가들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하고 하거든요.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널리 쓰이는 페이스북 메신저에 대해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결국 해당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차별적 조치로 보입니다.

[앵커]

아까 지분 구조 그래픽 다시 보면요,,

지분을 뺏기면 단순히 라인만 뺏기는게 아닌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인을 공동 소유한 것처럼 야후재팬도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절반씩 소유를 했던 셈인데 그 경영권도 놓치는 셈입니다.

이 야후재팬이란 회사는 한국의 네이버에 해당하는 1위 포털입니다.

그 밖에 결제나 배달 등 많은 관련 사업들도 놓치게 됩니다.

게다가 라인은 일본만 쓰는 메신저가 아닙니다.

타이완과 태국에서도 지배적인 메신저고 한국에서도 쓰기 때문에 2억 명이 사용합니다.

사실은 카카오톡보다 훨씬 큰 회사이고 여기에 한국의 네이버 위상의 야후재팬까지 더해서 일본 기업에 뺏기게 되는 셈이죠.

[앵커]

네이버 입장은 파는데 동의하는 건가요?

[기자]

"결정된 것은 없다. 글로벌 전략에 따라 검토해 나가겠다" 는 입장인데요.

당연히 거부해야 하는 사안인데 일본에서 사업하는 입장에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쪽 보도를 보면 결정해야 할 날짜가 소프트뱅크 결산일인 다음달 9일입니다.

불과 일주일 정도 남은 셈입니다.

[앵커]

우리도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우리 정부도 외교부, 과기부, 그리고 산업부가 대응은 하고 있습니다.

과기부는 어제 "이 사안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행정지도로 외교관계와 별개"라면서 "동향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한일관계 고려를 해야겠지만, 다소 소극적인 대응이 아닌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야당인 조국혁신당 뿐 아니라 여당의 윤상현 의원도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지 마라'면서 일본에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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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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