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 천천히 오라고 아꼈던 이유… 그만한 이유 있었다, ‘홀드왕’ 잠재력 허풍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42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서진용(32·SSG)은 시즌이 끝난 뒤 서둘러 수술 일정을 잡았다. 3년 이상 자신을 괴롭힌 오른 팔꿈치의 뼛조각을 뽑아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참고 던졌지만 일상 생활까지도 성가셨던 이 뼛조각과 작별할 시간이라 여겼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뼛조각을 뽑는 동시에 팔꿈치의 자잘한 문제점까지 싹 다 해결했다. 서진용도 “아프지 않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재활은 필요했다.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과 같이 1년 이상이 걸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4~5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숭용 SSG 감독과 서진용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서진용은 개막에 맞춰 돌아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전례를 비춰볼 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공을 던지는 수준이라면 개막 합류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100% 상태를 원했다. 서진용은 올라오면 마무리를 해야 할 투수였다. 그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컨디션을 바랐다. 이 감독은 캠프 당시부터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후에는 4월 콜업도 신중했다. 팀 불펜 사정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혹도 있었지만 서진용을 아꼈다.
그만한 이유가 크게 두 가지 있었다. 이 감독은 서진용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생각했다. 서진용은 올 시즌을 건강하게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왕이면 좋은 성적으로 FA 시장에 나가는 게 낫다. 만약 섣불리 올렸다가 성적이 좋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가면 등록일수를 채우는 것도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또한 대안도 있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문승원(35·SSG)이라는 좋은 대체 마무리감이 있다고 확신했다.
문승원은 선발로 육성되고, 선발로 뛰었으며, 선발로 확실한 성과를 낸 선수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장기적으로 문승원이 불펜에서 뛸 수 있으면 팀에는 가장 좋다고 봤다. 불펜에서 충분히 성공하고,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이 감독은 “충분히 홀드왕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자신할 정도였다. 그렇게 시즌 전 면담을 통해 불펜 전향이 확정됐고, 이 감독은 “내가 감독을 하는 한 불펜에서 뛸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그런 문승원은 임시 마무리를 맡아 대활약하며 SSG가 4월까지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시즌 12경기에서 2승7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1~2경기 실점이 평균자책점을 높였을 뿐, 세부 내용을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피안타율은 단 0.163,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1에 불과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4세이브 이상을 거둔 투수 중 WHIP가 0.90 이하인 투수는 문승원이 유일하다. 위기 상황을 편안하게 막아내고 있다.
4월 들어서는 한 경기에 한 번 넘는 출루를 허용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절정의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고, 전력 투구를 하면서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위력 모두 좋아졌다. 원래 잘 던지던 슬라이더에 새롭게 가세한 스위퍼까지 자유자재로 던지면서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는 극강의 면모를 보여준다. 올해 문승원의 우타자 상대 피OPS는 단 0.358에 불과하다.
구위도 좋아졌고, 마무리라는 보직에도 적응하며 이제 SSG는 8회 혹은 9회를 책임질 확실한 자원을 찾았다. 이 감독은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달라졌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파이터적인 그런 것들을 원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템포도 빨라지고 너무 잘해주고 있다. 마운드에서 안정감 있는 피칭을 해 주니 나로서는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진용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마무리로 쓰겠다고 공언한 이 감독이다. 그 시점이 문제일 뿐, 서진용이 다시 원래의 보직을 돌아가는 건 이미 구단의 시즌 계획에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문승원은 노경은 고효준 조병현 이로운 등과 함께 팀의 필승조로 나설 전망이다. 경기 시점과 관계없이, 아마도 가장 급박한 상황에서 상대의 가장 강한 타자들과 싸울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마무리로 가는 든든한 다리를 놓는 몫도 기대할 수 있다. 내년에는 정말 홀드왕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될지 모른다. 선발과 구원 모두에서 성공한 사례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지만, 이제 문승원이 그 어려운 과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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