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솔로 데뷔' 이브 "가수는 값진 직업... 예능도 하고파"
대중에 위로 전할 수 있는 가수 꿈꾸는 이브
"연기와 예능,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
걸그룹 이달의 소녀 출신 이브가 내달 솔로 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지난 2017년 이달의 소녀로 데뷔 후 올라운더로 활약한 이브는 파익스퍼밀과 전속계약을 맺고 새 출발에 나선 바 있다.
12명 멤버로 구성됐던 이달의 소녀는 희진·하슬·김립·진솔·최리로 구성된 아르테미스와 현진·여진·비비·고원·혜주의 그룹 루셈블로 나뉘었다. 멤버 츄와 이브는 솔로 아티스트를 선언하며 당찬 도전을 시작했다.
아이돌을 넘어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전한 이브. 현재 녹음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완전히 바뀐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음악적 색채나 콘셉트도 그룹 활동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귀띔한 이브는 새 앨범을 통해 솔로 가수로서의 역량을 증명할 예정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이브의 얼굴은 밝았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달리 백합처럼 해사한 미소를 지닌 그는 팬들을 언급할 때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연일 계속되는 녹음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설렘과 열정으로 가득 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브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브의 어린 시절
"어릴 때 반장을 계속 했어요. 그때는 부끄러움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반을 잘 이끌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의 저를 생각하면 기특하기도 하고, 그때의 부끄러움을 이기고 아이돌을 하고 있는 저를 칭찬해 주고 싶어요. 하하.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시면 언니랑 둘이 있었는데 TV 보면서 노래와 춤을 따라 하곤 했죠. 굉장히 내성적이고 숨고 부끄러워하던 아이인데, 명절에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노래 불러보라고 하면 노래도 하고 춤을 추곤 했어요. 유치원생 때부터 항상 가수를 꿈꿨던 거 같아요.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제 모습을 그렸죠."
타고난 무대 체질
"저는 무대 위에 있을 때가 너무 행복해요. 일이랑 자신을 분리해서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저는 일이 곧 삶이고 삶이 일인 거 같아요. 취미 또한 음악이고, 무대에 서는 것도 일이란 생각보다는 그저 제 삶의 일부죠. 제가 좋아하는 일로 사랑받고 지지받는 게 감사하고 행운이라 생각해요."
간절했던 엠넷 '퀸덤2'의 기억
"저는 다시 돌아가도 또 나간다고 했을 거 같아요. 항상 그랬지만 팀에 대한 애정도와 열정이 컸던 시기이고 서바이벌을 통해서 우리 멤버들이 이만큼 열정 있고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리더로서 팀원들을 잘 끌어주고 싶었고, 그때 제 영상들을 보면 독기가 가득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다시 돌아가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 무대가 너무 소중하고 간절했던 시기였어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춤'
"전 춤을 추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가 봐요. 댄서 친구들이 많은데 '이번에 짠 안무 있냐'고 물어보고 가르쳐달라고 해요. 만나서 레슨보다는 안무를 서로 배운다고 할까, 전문 댄서 친구들은 전문적으로 동작을 소화한다면 아이돌 친구들은 각자의 매력에 맞게 춤선을 살려서 표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댄서 친구들도 제게 많이 배운다고 하고 저도 그 친구들에게 배우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재밌게 춤을 추는 거 같아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목표
"이효리 선배님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걸 보면서 저 역시 롱런하는 선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다방면으로 재능도 많으시고 저의 롤모델이죠. 아티스트로서의 꿈이요? 꿈은 크게 잡아야 하니까 빌보드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하하. 아직은 솔로 데뷔를 안 해서 뭔가 다 신기할 거 같은데, 단독 콘서트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기뻐서) 울 것 같아요."
인간 하수영의 꿈
"후회하지 않는 것. 매 순간이 너무 간절하고 소중하다 보니까 항상 기준이 너무 높아져서 어떤 무대든 만족을 못 하더라고요. 행복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때로는 너무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걸 발견해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죠. 그만큼 노력해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되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않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에서 김혜자 선배님이 명대사를 했는데, 그게 마음에 와닿아서 새기려고 노력해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매번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미울 수도 있는데 그런 저를 응원해 주고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팬 여러분에게 항상 애틋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이 들어요. 다른 건 바라는 거 없고 곁에 함께만 있어준다면 좋은 음악과 무대로 위로를 해드릴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데뷔를 성공적으로 한 후에는 차근차근 다음 앨범 작업을 하면서 제가 만든 곡들을 하나씩 들려드릴 예정이고요. 팬들도 '이브가 이런 걸 하고 싶어했구나'라는 걸 알고 더 응원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대들에게 따뜻한 페이지로 남기를
"팬들을 오래 못 보면 슬퍼져요. 얼마 전 행사가 있어서 팬들을 실제로 봤는데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 같았어요. 소통은 글자로만 하다 보니까 가끔 외로워질 때가 있거든요. 저는 얼굴을 잘 외우는 편이라 팬들의 얼굴도 많이 아는데, 언니 팬들이 많아요. 1년이란 시간이 아무것도 못하는 시간인데 저만 믿고 기다려준 거니까 그 사랑은 가늠할 수 없는 정도죠. 이런 말을 하는 게 안 쓸쓸하다면 거짓말인데, 팬들의 인생에서 저를 떠올렸을 때 좋고 따뜻한 페이지로 남는다면 그거로도 행복할 거 같아요. 영원하다면 너무 좋고 그걸 바라지만 그러기 어렵단 걸 아니까요."
힘을 주는 가수 친구들
"가장 친한 친구들은 뭐든 다 터놓고 얘기하는 영지랑 위키미키 유정이랑 (이)채연이에요. 가평에 가서 놀기도 했는데 이 친구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제 편인 친구들이죠. 항상 고맙고 제가 연락을 잘 못해서 미안하기도 한데 너무 사랑스러운 친구들이에요. 영지는 생각이 많고 어른스러워요. 동생이지만 배울 점도 많고 어릴 때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제가 배울 때가 많죠. 채연이는 서바이벌을 많이 해서 멘탈이 강해요. 상처는 받지만 회복력이 좋고, 저도 배우고 싶어요."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픈 마음
"예능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최근에 이달의 소녀 멤버들을 만났는데 희진이랑 지우(츄)가 '언니는 토크쇼 꼭 나가면 좋겠다. 언니의 재미를 우리만 아는 게 아깝다' 하더라고요. 저는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 애들이 인정해 주니까 더 욕심이 생겨요. 하하. 최근에 자취를 하게 됐는데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보여드리고 싶고, 매니저 오빠랑 케미도 좋단 얘길 들어서 '전지적 참견 시점'도 나가보고 싶어요. 박명수 선배님을 좋아해서 고독한 박명수방이라는 오픈 채팅방에도 들어가 있는데 말을 하면 퇴장당하는 방이죠. 유튜브 '핑계고'나 '할명수'도 출연하고 싶어요. 요즘은 연기 레슨을 받고 있는데 배운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재미를 느끼고 진심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가수는 행복한 직업
"꿈을 이룬 것이 감사하고 지금도 신기해요. 모든 직업마다 고충은 있다고 생각해요. 막상 가수가 되어보니까 이 직업은 평생 갚을 수도 없는 만큼의 사랑을 받는 너무 값진 직업 같아요. 어느 순간 사람이 로봇이 아니니까 지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는 것처럼 누군가 일으켜주는데 그게 팬들이죠. 감정을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행복한 직업 같아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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