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달의 소녀 출신 이브, 5월 솔로 가수 데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새로운 변화 예고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 반드시 보답하고파"
걸그룹 이달의 소녀 출신 이브가 내달 솔로 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지난 2017년 이달의 소녀로 데뷔 후 올라운더로 활약한 이브는 파익스퍼밀과 전속계약을 맺고 새 출발에 나선 바 있다.
12명 멤버로 구성됐던 이달의 소녀는 희진·하슬·김립·진솔·최리로 구성된 아르테미스와 현진·여진·비비·고원·혜주의 그룹 루셈블로 나뉘었다. 멤버 츄와 이브는 솔로 아티스트를 선언하며 당찬 도전을 시작했다.
아이돌을 넘어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전한 이브. 현재 녹음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완전히 바뀐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음악적 색채나 콘셉트도 그룹 활동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귀띔한 이브는 새 앨범을 통해 솔로 가수로서의 역량을 증명할 예정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이브의 얼굴은 밝았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달리 백합처럼 해사한 미소를 지닌 그는 팬들을 언급할 때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연일 계속되는 녹음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설렘과 열정으로 가득 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브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새 출발을 앞둔 이브
"5월에 솔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어요. 여름 전에는 나오는 걸 목표로 했는데 좋은 곡들도 나오고 작업이 잘 진행돼서 보다 이른 시점에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열심히 녹음 중인데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고 있어요. 색다른 것들에 도전하려고 노력 중이고, 대표님의 피드백을 듣고 수용해서 다른 느낌으로도 불러보면서 작업 중이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있지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솔로를 결심하기까지
"그룹 활동을 할 당시에는 리더였기도 해서 그런지 그룹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멤버들과 팀에 대한 애정도 컸고요. 공백기 동안 많은 고민을 하고, 멤버들과도 많은 얘길 나누는 건 물론 제 자신과도 많은 얘길 했죠. 이제는 음악으로 솔직한 이야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멤버들도 지지를 해줬고 좀 더 힘을 내서 솔로로 하게 됐어요."
색다른 느낌의 곡들
"이번 곡들이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도 새로웠기 때문에 팬들이 느낄 때도 '이브가 이런 걸 한다고?'라고 놀랄 만한 결과물이 나온 거 같아요. 하우스 장르의 팝 느낌 곡인데, 팬들의 기대감보다 한발자국 앞에 나가 있는 거 같아서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곡 작업에도 참여하고픈 로망이 있었는데 회사에 실력이 좋은 프로듀서분들이 계시니까 데뷔곡만큼은 회사에서 잡아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전적으로 맡겼어요. 밤낮으로 고민하고 만들어가면서 색을 잡아줘서 감사해요. 데뷔곡 이후에는 저도 참여하면서 곡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회사 선택의 결정적 이유
"많은 회사 미팅을 해봤는데 1년이란 공백 기간이 짧지가 않더라고요. 그때 가장 많이 든 생각이 '내 정체성은 뭘까'였고, 그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걸 찾아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죠. 설령 미발매될 곡일지라도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하고 작사·작곡을 했고 그러면서 저만의 색깔을 알게 됐어요. 그룹 활동을 할 때 집중하지 못한 부분을 파고들게 되니까 도움이 됐죠.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있어서 파익스퍼밀이 적합한 회사라 생각했고 실력 좋은 프로듀서들이 있어서 믿고 선택했어요."
이달소 멤버들의 응원
"멤버들은 모두 기대된다고 얘기를 많이 해줘요. 제가 걱정이 많은 타입인데 '언니는 너무 잘할 거야' 이런 식으로 응원해주죠. 저보다 더 저를 잘 아는 친구들이라서 힘이 돼요.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요즘도 자주 연락하고 단톡방이 있어요. 쇼케이스 때도 서로 무조건 갈 정도로 가장 큰 지원군이죠. 아직도 우리는 팀이란 생각이 있어서 어딜 가든 멤버들이라고 말하고, 애들도 저를 '리더 언니'라고 불러줘요. 그런 게 많이 힘이 되고요."
이브의 리더십
"리더의 중압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인데, 제가 나서서 타협하고 만들고 조율하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반장을 했고 리더십이 있는 성격인 것 같아요.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와 이 팀을 성공시키고 싶은 열정이 컸기 때문에 멤버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리고 싶은 그런 마음도 컸어요. 동기부여를 계속 해주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너무 재밌고 뿌듯했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건 멤버들이 믿고 따라줘서죠."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
"이번 회사랑 미팅할 때 밀릭 대표님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물어봐줬어요. 숙제 아닌 숙제가 생긴 셈인데 그룹 활동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고 처음에는 막막했죠. 막연하게 노래랑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제가 어떤 색을 갖고 있는지 몰랐었는데 신선하면서도 어렵고 재밌었어요. 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죠. 목록을 나열해서 보는데 제가 몰랐던 색깔과 관심사를 알게 됐고 그것들을 찾아내주고 끌어주는 분이 밀릭 대표님이었어요."
이브가 추구하는 음악
"예전에는 알앤비나 발라드 음악같이 감정을 표현하는 노래를 많이 들었다면 요즘은 스펙트럼을 넓히고 배우는 거에 포커스를 두다 보니 일부러 새로운 알고리즘을 찾으려 노력해요. 캐롤라인 폴라첵이란 아티스트가 있는데 사이버틱하면서 몽환적인 노래가 너무 좋아요. 평소에 제가 듣지 않았던 음악들을 들으면서 노래에 대한 귀를 넓힌다고 해야 할까 그런 노력을 하고 있어요.
생각의 전환
"솔로를 하면서 생각의 전환이 생긴 게 그룹할 때랑 다르게 솔로는 좀 더 솔직한 얘기와 감정을 담을 수 있잖아요. 늘 기쁘고 행복한 감정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울할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는데 그 감정 또한 노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면 위로받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음악으로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과 삶이 분리 되면 좋겠지만 하나가 됐을 때도 솔직해져서 저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마치 일기처럼 '이때는 이런 감정으로 이런 노래를 했구나'의 기록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데뷔 7년 차의 소회
"벌써 7년 차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너무 대단한 선배들이 많아서 7년 차 타이틀 앞에 오히려 더 겸손해지는 거 같아요. 데뷔 초 때가 많이 떠오르고 그때를 생각하며 초심을 찾게 돼요. 물론 무대에서의 여유는 좀 더 생기고 성숙해졌겠지만, 7년이란 시간을 함께하고 애틋해진 만큼 팬들에게 보답해주고 싶단 마음이 커져서 열정도 그렇고 독기도 더 생기는 거 같아요. 정말 많이 기다려줬거든요."
블로그 운영의 이유
"요즘 SNS도 그렇고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많잖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글쓰는 것도 좋아하고 일기 쓰는 것도 좋아했는데 그런 솔직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아날로그적인 블로그를 찾게 됐어요. 시, 일상을 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웃긴 짤도 올리면서 팬들과 소통을 해봤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죠. 저는 댓글을 다 읽는데, '전에는 몰랐던 언니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는 글도 있고 응원도 해주고 좋은 반응들이 많아서 힘이 돼요. 의무감으로 쓴 적은 없어요. 생각이 많아질 때나 공유하고 싶은 책들이 있으면 자연스레 블로그를 열게 되죠."
사랑스러운 팬들
"저는 팬들이 댓글을 쓰는 게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비공개 댓글이라 저만 볼 수 있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가장 예쁜 순간들을 남겨주기도 하죠. 꽃이나 하늘을 찍어서 올린다지 소중한 일상을 남겨주는데 그게 너무 감사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마음이 너무 예뻐서 보답을 하고 싶거든요. 저는 여자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8 대 2 정도?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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