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 우크라 할머니, 러 폭격 피해 10㎞ 걷다 구조…"뭔가 터지는 소리만"

정지윤 기자 2024. 4. 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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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한 97세 노인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10㎞를 걷게 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최전방 마을 오케레틴에 살던 리디아 로미노브스카(97)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10㎞나 되는 피난길에 오른 사연을 소개했다.

군인들은 곧 경찰에 연락해 로미노브스카를 포크로우스크까지 태워달라고 요청했고, 우크라이나 군경의 도움으로 그는 대피소까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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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판자 조각 지팡이 삼아 걸어…군인이 발견해 신고
"마을 파괴돼 생존자 여부 파악 어려워"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10㎞를 걸어 피난을 간 97세 노인 리디아 로미노브스카. 2024.04.2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우크라이나의 한 97세 노인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10㎞를 걷게 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최전방 마을 오케레틴에 살던 리디아 로미노브스카(97)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10㎞나 되는 피난길에 오른 사연을 소개했다.

로미노브스카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걸었다"며 "걷고 또 걸었는데 지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누가 포격했는지는 신만이 안다. 아무도 보지 못했다"며 "그냥 무언가 터지는 소리만 듣고 그게 어디인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로미노브스카는 밖으로 나가 마을을 걷다가 군인들의 시신을 발견하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은 쑥대밭이 됐고 곳곳엔 화재가 발생했다. 그는 부서진 판자 조각을 지팡이 삼아 오케레틴에서 포크로우스크로 이어지는 30㎞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시계도 없이 무작정 걷던 그때 옆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탄 차가 멈췄다. 군인들이 "어디로 가냐"고 묻자 로미노브스카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다가 풀밭에 쓰러져 하룻밤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군인들은 로미노브스카에게 샌드위치 2개를 줬다. 로미노브스카는 샌드위치 하나를 먹었지만 다른 하나를 더 먹을 힘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군인들은 곧 경찰에 연락해 로미노브스카를 포크로우스크까지 태워달라고 요청했고, 우크라이나 군경의 도움으로 그는 대피소까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디아첸코 대변인은 "로미노브스카는 마을을 마지막으로 떠난 사람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며 "지금 그 마을은 파괴됐다"고 언급했다.

로미노브스카가 마을을 빠져나온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됐다. 대변인은 "(주민이) 아직 몇 명 남아있지만 숫자는 물론 생사 여부도 알 수 없다"며 "적의 포격이 멈추지 않고 있어 주변 마을 상황도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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