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자립준비청년의 마음건강을 챙겨야할 때
도대체 누구에게 자립이 쉬울까? 부모 없이 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자립은 더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가 부모의 마음으로 챙기겠다는취지의 ‘자립준비청년 지원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의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2024년부터 보호종료 후 5년 간 지급되는 자립수당이 50만원으로 확대되었고, 자립정착금은 최소 1천만 원 이상 지급을 권고하는 등 경제적 지원은 단단해지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취약계층 청년은 사회와 단절되어 심리·정서적 고리가 약화되었다. 따라서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에 대한 지원, 기댈 곳 없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체계 강화의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보호부터 자립까지 생애주기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였다. 보호 초기부터 종합심리검사 결과 등에 따라 심리 상담, 치료를 제공하고, 15세 이후에는 자립지원 표준화프로그램에 따라 스트레스·우울증의 이해, 마음건강 관리 등 심리지원을 제공한다. 보호종료 3개월 전에는 자립준비도를 점검하여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의심될 경우 자립지원전담기관에서 상담, 치료 등을 연계한다.
아동권리보장원도 관련 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자립준비청년의 마음건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자활복지개발원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 자립준비청년 마음건강 지원망을 구축하였다. 특히 장애가 있거나 경계선급 지적기능성에 해당하는 경우,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화된 사례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하였다.
또한, 자립준비청년 자조모임인 ‘바람개비서포터즈’를 지역별로 확대, 지원하고 있다.‘서로의 자립을 위한 든든한 지원망이 되어준다’는 최초의 취지를 살려, 자립선배의경험 공유, 자조모임, 전문가 멘토링 등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자립 선후배가 될 수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사한 환경, 비슷한 생각을 지닌 또래친구들을 만나 각자의 자립 이야기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꺼려지는 마음까지 다 털어놓을 수있었다”는 바람개비서포터즈 활동 후기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 간의 대화와 자조모임이 서로에게 마음의 위안이 됨을 알 수 있다.
자립은 홀로서기가 아니다. 누구도 홀로 자립할 수는 없다. 삶의 길을 찾아가는 자립준비청년 각자의 속도와 방향도 모두 다르다. 자립준비청년이 온전히 자립할 수있도록, 소득, 주거, 진학, 취업, 의료·건강 등 개인별 욕구에 맞게 다각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어떤 청년에게는 더 많은 지원이, 어떤 청년에게는 믿고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맞춤형 사례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오래 믿고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청년들은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무너짐이절망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두 번째 기회와 그 시간을 함께 견뎌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 다시 혼자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지원하고 기다리면 청년들의 변화와 극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함께 하는 자립지원전담기관 종사자들이 오랫동안 자립준비청년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적정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비롯한 아동정책의 실현은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닌, 대상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며 국가가 지켜야 할 의무다. 경제적 지원의 강화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지만, 마음건강 지원의 강화에는 정책은 물론 자립 과정을 함께 해줄 어른도 필요하다.
특히 마음건강은 주변인의 관심이 있어야 회복할수 있기에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 5월 가정의 달, 어린이날 등 기념일에 가정과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자립준비청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린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동권리보장원이나 지역 자립지원전담기관에문의해 자립준비청년의 든든한 멘토가 돼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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