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 군인의 영원한 유산”…'6·25전쟁 영웅' 故 퍼켓 대령 美의회 추도식 [밀착취재]
“신이시여, 선량한 병사들을 죽게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지난 8일 조지아주 콜럼버스 자택에서 97세 일기로 별세한 퍼켓 대령의 유해는 유골함에 담겨 이날 오후 2시 의사당 동쪽 계단에 도착했다. 의장대는 명예훈장 등을 건 유골함과 삼각형으로 접힌 성조기를 들고 로툰다로 향했다.
로툰다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한국계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민주당 하원의원 등 의회 인사들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데니스 맥도너 보훈부 장관 등 군과 바이든 행정부 인사 등 200여명이 6·25전쟁 영웅의 입장을 기다렸다.
존슨 하원의장은 퍼켓 대령의 모토가 ‘그곳에 있어라’(Be there)였다고 소개했다. 존슨 의장은 “(이는) 상황이 어렵거나 춥고 비가 와도, 누군가 (자신의) 가슴을 향해 총을 쏴도, 음식이 없어도, 거기에 있으라는 것”이라며 “그는 1950년 11월 추운 날 조국과 동료 병사들을 위해 거기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평범한 사람들이 이런 비범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깊은 사명감과 자기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바로 미국의 가치관이다. 신은 그들의 개인적 헌신의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존중해 주셨다”고 했다. 존슨 의장은 “6·25전쟁 참전용사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옳은 일을 했다”며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열망해야 할 본보기”라고 말했다.
의회에 유해를 안치하고 조문하는 행사(Lying in State)는 미국 전·현직 대통령, 상·하원의원 등 국가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 사망했을 때 예외적으로 진행되는 최고의 예우다.
의회 조문을 위해 의사당에 유해가 담긴 관을 안치할 때는 통상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관을 안치하는 데 처음 사용됐던 ‘링컨 영구대’(靈柩臺)가 사용된다. 의회 조문 행사를 위해서는 유가족의 동의와 미국 상·하원의 결의안 처리가 필요하다. 미 의회는 지난 17일 퍼켓 예비역 대령의 의회 조문 행사를 위한 결의를 채택했다.
미 의회 기록에 따르면 1958년 3월 6·25전쟁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무명용사를 위한 의회 조문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6·25전쟁 참전용사 가운데 의사당에서 조문 행사가 거행된 것은 퍼켓 대령이 유일하다.
퍼켓 대령은 1950년 6월25일 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에서 창설된 제8 레인저 중대 지휘관으로 임명된 뒤 파견됐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같은 해 9월 인천상륙작전을 실행했고, 퍼켓 대령이 이끈 제8레인저 중대는 북한군을 38선 이북으로 후퇴시키는 데 일조하면서 북진 작전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은 1950년 11월 중공군에 맞서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 진지를 6차례에 걸쳐 사수했다. 그 과정에서 중공군의 공격으로 오른쪽 발과 등, 왼쪽 어깨 등에 큰 부상을 당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레인저 대원들이 퍼켓 대령의 명령을 어기고 그를 구출했다고 한다.
퍼켓 대령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받았고, 당시 수훈식에는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고인은 지난해 4월에는 국빈 방미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무공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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