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훈련을 처음 국외에서 해봤어요” 학교 수업 받고 훈련하는 ‘1골 2도움’ 06년생 K리거 [이근승의 믹스트존]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4. 4. 30. 09: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평일 오전엔 학교 수업을 받는다. 오후엔 강원 FC 훈련에 참여한다. 주말엔 K리그1 경기에 나선다.

양민혁(17)의 2024년 일상이다.

양민혁은 강릉제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강릉제일고는 강원 U-18 팀. 양민혁은 2022년부터 강원과 함께하고 있다.

강원 FC 측면 공격수 양민혁. 사진=이근승 기자
특출난 재능이다.

양민혁은 2022년 K리그 주니어리그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전기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양민혁은 주니어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한국 U-17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양민혁은 곧바로 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 이어 같은 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 출전했다.

2024년 3월 2일. 양민혁은 강원의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양민혁은 이날 강원의 최연소 출전 기록을 다시 썼다. 끝이 아니었다. 양민혁은 경기 시작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구단의 역대 최연소 공격 포인트 기록까지 세웠다.

양민혁은 같은 달 10일 K리그1 2라운드 광주 FC 원정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강원 구단 최연소 득점,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1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양민혁은 올 시즌 강원이 치른 9경기(1골 2도움) 모두 출전 중이다. 그것도 모든 경기 선발 출전이다. 평균 출전 시간은 68분.

MK스포츠가 4월 2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김천상무의 경기 전 양민혁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양민혁(사진 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 U-17 대표팀 공격 핵심이었던 양민혁. 사진=대한축구협회
드리블, 스피드가 빼어난 양민혁(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고3 아닙니까. 2024시즌 개막 전 프로에 데뷔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까.

윤정환 감독께서 튀르키예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함께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죠. 첫 연습경기를 마치고 ‘프로 데뷔까진 시간이 걸리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제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셨습니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깐 자신감이 생겼죠. 두려움 없이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계속해서 하려고 한 게 좋은 기회로 이어진 듯합니다.

Q. 프로 첫 동계 훈련을 경험하면서 느낀 고교 시절 동계훈련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었습니까.

동계 훈련을 국외에서 한 게 처음이었어요(웃음). 동계 훈련지에서 맞붙었던 연습 상대 중엔 유럽에서 유명한 팀도 있었죠. 유명한 팀답게 선수들의 기량도 남달랐어요. 그런 팀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Q. 2024시즌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3월 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32초 만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17세 10개월 15일로 구단 최연소 출전에 이어 구단 최연소 공격 포인트 기록까지 새로 썼죠. 2라운드 광주전에선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습니다. 17세 10개월 23일로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1 최연소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피드, 드리블엔 자신 있습니다. 첫 동계 훈련을 마치고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다짐했죠. 프로 데뷔골을 넣었던 광주전은 아쉬운 점이 더 많았어요. 우리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승리하지 못했거든요. 광주전을 마치고 ‘다음번엔 팀 승리에 꼭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골이든 도움이든 무엇이든 좋습니다.

Q. 축구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어색하진 않습니까.

인터뷰를 몇 번 해보았는데... 점점 적응해 가고 있지만 아직은 낯선 것 같아요(웃음).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1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운 양민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힘든 점은 없습니까.

평일 오전엔 학교 수업을 듣습니다. 오후부터 팀 훈련에 참여하죠. 솔직히 피곤할 때도 있어요. 힘들긴 합니다(웃음). 하지만, 프로에서 뛸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거잖아요. 아주 소중한 기회입니다. 아주 감사하고요. 힘든 티 내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Q. 학교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부러워할 듯한데요.

저를 포함한 모든 학생선수에겐 프로에서 뛰는 게 꿈이니까요. 부러워하죠(웃음). 제게 부담이 될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는 친구들이에요. 친구들이 “잘하고 있다”는 얘길 많이 해줍니다. 고맙죠.

Q. 강원에서 성장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명문 셀틱 FC로 향한 양현준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등번호가 47번입니다. 양현준 선배가 강원에서 썼던 등번호죠. 양현준 선배를 닮고 싶어요. 양현준 선배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도 프로에 가면 저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된 것 같아서 믿기지 않을 때도 있어요. 더 열심히 해서 양현준 선배처럼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Q. 유럽 축구도 챙겨보는 편입니까.

훈련, 경기 일정으로 생중계는 안 봅니다. 하이라이트는 빼놓지 않고 보죠.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필 포든을 가장 좋아해요. 필 포든 역시 등번호 47번을 달고 뛰죠. 축구를 더 잘하고 싶어요. 슈팅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드리블, 스피드뿐 아니라 슈팅도 강점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양민혁. 사진=대한축구협회
Q. 강원 선배들이 대단히 잘 챙겨준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친동생처럼 잘 챙겨주세요. 대화는 아무래도 룸메이트인 (이)상헌이 형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상헌이 형이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 자신감 잃지 말고 지금처럼 하라”는 얘길 해주세요. 상헌이 형은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는 조언도 해줍니다. 정말 감사한 형이에요.

Q. 5월 일정이 아주 빡빡합니다. 강원은 5월 리그에서만 6경기를 치릅니다.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힘을 더하고 싶어요. 제게 기회를 주시고, 쭉 믿어주고 계신 감독님께 꼭 보답하고 싶습니다. 많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선배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고요. 제게 주어지는 기회를 정말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