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차세대발사체·2032 달 착륙… 과학 넘어 산업으로 ‘우주 경쟁’[10문10답]

구혁 기자 2024. 4. 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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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내달 27일 우주항공청 개청… ‘우주산업’ 현재와 미래
우주항공 정책 총괄조직 신설
‘아르테미스 계획’ 본격적 참여
24일 초소형군집위성 첫 발사
운용비용 적으면서 효율 높아
정부, 예산 1.5조원이상 확대
2045년까지 100조 투자 유치
전남·경남·대전 우주클러스터
관련일자리 25만개 창출 목표
우리나라 최초의 ‘초소형 군집위성’인 ‘NEONSAT’을 실은 발사체 일렉트론이 지난 24일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4일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초소형군집위성’인 위성 ‘NEONSAT’이 발사되며 군집위성 시대를 알렸다. 정부는 내달 27일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인력 구성과 물적 준비에 분주하고, 기업들은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을 의미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각종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030년에는 누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가 우주로 떠날 계획이다. 우주는 단순한 과학 개발을 넘어 경쟁력 있는 하나의 산업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협업과 경쟁을 벌이며 우주로 나아가는 지금, 우주항공청을 열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현황과 계획, 그리고 경쟁자 또는 협력자가 될 세계 각국에 대해 알아본다.

1.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의 정책·연구개발과 산업육성, 국제협력 등 범부처 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된다. 신설되는 우주항공청은 기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연구재단 등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던 우주 정책과 산업육성 등의 기능을 이관받아 수행하게 된다. 과학기술, 국가안보, 산업화 등 포괄적인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대표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우주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입어 오는 5월 27일 개청을 앞두고 있다. 과기정통부 외청이 아닌 대통령 소속으로 둬야 업무 추진에 힘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지난 1월 우주개발 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대통령이 국가우주위원장을 맡아 업무 추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학·연구기관 등 민간의 전문성이나 인프라 활용이 필요한 분야 및 조직을 우주항공청 임무센터로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등 18개 조직이 우주항공청 임무센터 후보로 올라 있다.

2.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 사업(KSLV-III)’이란

차세대발사체는 저궤도 대형 위성·정지궤도 위성 및 달 착륙선 발사 등 국가 우주개발 정책 수행을 위해 개발되고 있다. 누리호와 비교해 수송 능력이 대폭 향상될 예정이다. 또, 2030년 1차 발사(차세대발사체 성능검증위성), 2031년 2차 발사(달 연착륙 검증선), 2032년 3차 발사(달 착륙선)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위해 2023년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총 2조132억 원을 발사체 및 발사대 개발, 장비·시험시설 구축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위 사진은 일렉트론의 상단부 모습, 아래 사진은 초소형 군집위성의 모습. 연합뉴스

3. 인공위성의 종류와 한국의 인공위성

인공위성은 지구궤도를 돌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과학적 현상을 관측하고 연구(과학위성)하거나, 군사적 목적(군사위성)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지구의 기상현상을 관측하고 예측(기상위성)해 피해를 줄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GPS 위성을 이용한 항법, 측지 분야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8월 ‘우리별 1호’를 발사하며 세계 22번째 인공위성 보유국이 됐다. 1993년 우리별 2호를 순수 우리 기술로 설계 제작해 발사했다. 1995년 우리나라 최초 상용 통신 위성으로 발사된 ‘무궁화 1호’는 국제통신망을 지원하고 국내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리랑-1은 지구관측 위성으로 2006년 발사됐으며 지구의 지형, 해양, 환경 등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관측, 자연재해 모니터링, 환경변화 감지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천리안-1A는 통신·방송위성이다. 2013년 발사됐으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TV 방송 전송, 지리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2023년 발사된 카리나-1은 한국의 최신 다목적 통신위성이다. 광대역 통신, 해양정보수집, 무선통신 등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으며, 고성능 통신 시스템과 안전한 데이터 전송 기술도 탑재하고 있다.

4. 군집위성이란

지난 24일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센터에서 발사된 ‘NEONSAT’은 초경량 군집위성 프로젝트 1호기다. 우리나라는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10기의 위성이 추가로 발사될 예정이다. 이렇듯 특정 임무를 위해 투입되는 여러 대의 소형 위성이 바로 군집위성이다.

군집위성은 중대형 위성에 비해 운용 비용이 적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뛰어나다. 무게와 크기 역시 소형으로 발사체 부담도 적어, 로켓 하나에 많은 양을 태울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 2017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발사한 ‘PSLV-C37’ 로켓에는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에서 위탁한 소형 위성이 무려 104개나 실리기도 했다.

이미 해외 각국에서는 군집위성의 장점을 주목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전 세계에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프로젝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약 6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5. 윤석열 대통령의 우주산업 포부

윤 대통령은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1조5000억 원 이상 확대하고, 2045년까지 100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하는 등 우주 개발을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현재 1% 수준인 우리나라의 우주 시장 점유율을 2045년까지 10% 이상 끌어올리고,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남(발사체 특화지구), 경남(위성 특화지구), 대전(인재 특화지구) 등 우주산업 클러스터도 구축했다. 향후 정부는 민간 기업이 개별적으로 하기 어려운 우주 개발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정부가 책임지고 구축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산업 클러스터 출범식’에 참석,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주 경제를 선도하는 우주 강국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무한한 기회와 엄청난 시장인 우주를 향해 우리 대한민국도 더욱 힘차게 도전할 것이고, ‘한강의 기적’ ‘반도체의 기적’에 이어 대한민국 세 번째 기적은 ‘우주의 기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 나사(미 항공우주국) 출신의 초대 우주항공청 본부장, 존 리는 누구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신설되는 우주항공청 초대 임무본부장에 이민 1.5세대인 존 리 전 나사 본부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1956년생인 존 리 본부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UC(University of California) 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 1992년부터 나사에서 근무한 우주 전문가다.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위성 통합관리본부장, 수석 어드바이저(고문)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선임 고문을 맡고 있다. 29년간 나사에서 재직하며 미국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만큼 우주항공청 임무본부를 이끌 최고 적임자로 평가된다. 아울러 나사 출신의 본부장이 합류하게 되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도 서명한 미국의 달 탐사계획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7. 한국의 우주산업 현황

국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액체로켓 엔진 등 누리호의 핵심 구성품을 공급해온 우주산업의 최강자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 체계 종합기업으로 선정돼 2027년까지 발사될 총 4회의 누리호 발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2025년에는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동안 우주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2월 전남 순천시 율촌 산단 내에서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센터 착공식을 갖고 현재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2년까지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내는 국가 차세대 발사체 제작 사업의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2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대비 대폭 향상된 성능의 발사체를 개발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KAI는 1994년부터 한국 정부의 다목적 위성 1호 본체 주관 개발을 시작으로 위성·발사체의 구조물 제작, 체계통합, 시험 등을 주도해 왔다. 정부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자는 아니지만, 독자적 우주 모빌리티사업 계획을 수립 중이다. 상업성이 높은 재사용 발사체와 다목적 수송기 기반 공중 발사체, 우주 비행체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선진 우주 기업들과의 공동 개발, 공급망 관리 참여 등 글로벌 우주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8. 세계 우주탐사의 역사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은 1957년 소련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스푸트니크’다. 러시아어로 ‘위성’ ‘동행자’라는 의미를 갖는 스푸트니크 1호는 러시아 우주계획의 선구자인 콘스탄틴 치올콥스키의 탄생 100주년에 맞춰 발사됐다. 스푸트니크는 냉전의 무대가 우주로 옮겨가 본격적인 우주 경쟁이 시작되는 계기였다.

옛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이후 미국은 인류 최초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폴로’ 계획을 추진, 스푸트니크 이후 12년 만인 1969년에 최초로 지구 외의 천체에 발을 딛는 데 성공한다. 이후 1972년 마지막 달 착륙 계획이었던 아폴로 17호까지 인류는 6차례에 걸쳐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켰다. 아폴로 계획은 17번의 임무 중 단 2번 실패했고, 사망자 역시 아폴로 1호의 3명뿐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9. 세계 각국의 우주 기관과 우주 경쟁

세계 주요국의 우주 관련 기관으로는 가장 널리 알려진 나사를 비롯해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유럽우주국(ESA), 중국국가항천국(CNSA),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등이 있다. 냉전 이후 잠잠했던 이들의 우주 탐사 경쟁은 최근 들어 다시 가열되고 있다. 특히, 나사는 21세기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유인 달 탐사와 우주정거장 건설 등의 계획을 진행 중이다. 세계 각국의 우주기구와 민간 기업들까지 연계된 거대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달에 다시 유인 착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2045년 우주 최강국에 오르겠다는 목표로 2027년까지 달 궤도와 표면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10. 전 세계 우주발사센터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여 개의 우주발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가 진행된 러시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세계 최초 달 착륙 우주선 아폴로 11호 발사가 이뤄진 미국의 케네디 우주센터다. 이러한 우주발사센터 위치를 결정하는 데는 효율성과 안정성, 지정학적 조건, 기상조건 등 4가지 요소가 맞아야 한다. 지구 자전 속도의 힘을 많이 받아야 하며(효율성), 주거지역과 공장 등 피해 발생 위험 지역을 피해야 하고(안전성),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아야 하며(지정학적 조건),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의 영향이 적어야 하기(기상조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한 지역으로 적도에 최대한 가까운 바다 근처를 꼽는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도 이러한 조건에 부합해 탄생한 곳이다.

구혁·손기은·김영주·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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