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 탈 썼던 김남국, 총선날 코인 투자 재개

박세영 기자 2024. 4. 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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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날 거래 정황 발견 1년 반 만에 거래소로 송금도
“김남국, 여전히 코인 고수” 보유 코인 가치 7억원 늘어
3월 2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총선 필승 출정식에서 김남국 의원이 ‘몰빵’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 정당을 통해 민주당에 복당한 김남국 의원이 코인 투자를 재개한 정황이 드러났다. 코인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지 1년여 만에 포착된 움직임이다.

28일 김 의원의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 지갑 ‘클립’ 거래 내역을 확인하면 그는 제 22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10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의 투표를 마쳤다.

그가 총선 당일에도 클레이스왑 투표를 마친 것은 ‘디파이 수익’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클레이스왑을 비롯한 일부 디파이 서비스는 토큰을 보유한 사용자가 투표에 참여하면 보상을 제공한다.

특히 클레이스왑 투표 방식은 더 까다롭다. 투표에 참여하려면 자체 토큰 KSP를 스테이킹(예치)하여 투표권인 vKSP를 추가로 획득해야 한다. 획득한 vKSP는 클레이스왑 내 각 유동성 풀 마이닝 분배율 투표에 사용된다. vKSP에서 v는 Voting(투표)을 의미한다.

까다로운 만큼 수익도 확실하다. vKSP로 투표한 사용자는 투표한 풀에서 발생한 수수료의 50%를 돌려받는다. 김 의원 역시 해당 수수료를 받기 위해 지난 10일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 또 KSP를 스테이킹한 기간이 길수록 vKSP를 더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테이킹 장기 참여자일수록 더 많은 투표 수수료를 얻는 셈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2022년부터 디파이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일반적인 코인 투자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투기 논란 당시 김 의원이 얻은 ‘코인 고수’ 타이틀에 어울리는 모습이란 설명이다.

김 의원의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 지갑 ‘클립’ 거래 내역에 따르면 그는 제22대 총선이 열린 지난 10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의 투표를 마쳤다. 클레이튼스코프 캡처 뉴시스

실제로 김 의원이 몇 년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디파이는 가상자산 예치를 통해 이자를 받는 일종의 금융 투자 활동이다. 통상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매하는 투자 활동보다 난도가 높아 일부 투자자만 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 투표에 참여한 것은 코인 투자와 디파이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반감기 이후 격동하는 코인 시장에서 투자 고수의 면모를 아직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투기 논란 이후 1년 반 만에 가상자산을 처음으로 송금하면서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김 의원이 사용한 클립은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누구나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이에 김 의원은 클립 지갑 주소가 공개된 이후 그간 거래를 자제해왔다.

김 의원의 클립 거래 내역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으로 카카오 코인 ‘클레이(KLAY)’ 500개를 전송했다. 당시 클레이 가격(294원) 기준 15만원어치다.

통상 개인 가상자산 지갑에서 거래소로 송금하는 것은 현금화를 위한 행위로 간주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보낸 액수가 소액인 15만원이란 점에서 다른 목적일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한편 김 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대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장을 거치면서 7억원 넘게 불어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국회의원 291명의 재산 신고 내역(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총 15억4643만원 상당의 가상자산 78종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실시한 국민권익의원회의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 조사에서 8억4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가상화폐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해오다가 올해 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했다. 민주연합은 현재 민주당과 합당 절차를 밟고 있어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 의원은 민주당으로 복당하게 된다. 민주당 당규에는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꼼수 복당’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연합에 합류한 배경에 대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굉장히 높게 치솟았다 보니 민주당 당원들에게 소구력이 있고 상징성이 있는 제가 더불어민주연합에 함께 합류해서 도움을 줘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그런 필요성이 이야기되다 보니까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 당시 ‘몰빵’ 탈을 쓰고 조국당이 아닌 더불어민주연합에 비례대표 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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