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지는 주사 맞았다가 HIV 감염됐어요”…美 시술소 문닫게 한 사건

김자아 기자 2024. 4. 3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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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에 공격받는 인간 T세포의 전자현미경 영상./AP연합뉴스

미국 뉴멕시코주의 무면허 성형시술소에서 ‘뱀파이어 미용성형’으로 불리는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주사를 맞은 여성 3명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유발하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CDC는 최근 공개한 ‘질병률 및 사망률 주간 보고서’를 통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문제의 미용시술소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보건부는 2018년 여름 다른 감염 이유가 없는 한 40대 여성이 무면허 업소에서 미용 시술을 받은 뒤 HIV에 감염됐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부터 해당 시술소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 총 5건의 HIV 감염 사례가 확인됐는데, 이전부터 HIV 보균자였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문제의 업소에서 PRP 시술을 받다가 HIV에 감염됐다고 한다.

이 업소는 일회용 주사기를 여러 차례에 걸쳐 재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성형계에서는 주름을 없애는 보톡스나 볼록한 입술을 만드는 필러 등 각종 주사술이 흔히 쓰이며, 문신을 할 때도 바늘이 사용된다.

문제가 된 ‘뱀파이어 미용성형’ 역시 피부 재생을 위해 미세한 주사 바늘을 사용해 얼굴에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만든 혈장을 주입하는 시술로, 이 과정에서 바늘 등을 재활용하면서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CDC는 보고 있다.

CDC는 “멸균되지 않은 주사기가 HIV 감염 경로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용 주사 서비스 과정에서 오염된 혈액을 통해 HIV가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해당 업소는 조사가 시작되자 결국 2018년 가을 문을 닫았고, 주인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CDC 보고서는 해당 감염 사례가 바늘을 이용한 미용 시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에서의 감염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한 문제의 업소가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탓에 조사가 지연됐다며 업소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기록을 철저히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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