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0일 ‘이 남자’ 최대 위기…보수 심장부도 돌아섰다
30년 텃밭 시마네현 의석 잃어
기시다, 감세로 지지율 올린뒤
6월말 중의원 해산 노렸지만
9월 총재선거 출마도 불투명
오는 6월 취임 1000일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보궐선거 3곳에서 일본 집권 자민당이 모두 패배한 것이다. 특히 보수 심장으로 불리는 시마네현에서도 의석을 잃어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29일 일본 주요 언론들은 보궐 선거 패배 이후 기시다 내각의 운명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선거가 치러진 3곳은 기존에 자민당이 모두 의석을 보유했던 곳이다. 이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고스란히 빼앗기면서 ‘포스트 기시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펼쳐질 것이란 시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기시다 내각이 “사실상 벼랑 끝에 섰다”고 진단했다.
기시다 총리는 선거 고시 이후 두 차례나 시마네현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자민당 의원들도 유세전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17.6%포인트 차 대패였다.
시마네현은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자민당이 무패를 자랑하는 유일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정치자금 스캔들’로 민심은 이미 자민당에 등을 돌린 상황이었다.
자민당이 가장 최근 보궐 선거에서 전패를 한 것은 지난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재임 시기다. 스가 총리는 보선 패배 후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도 패배해 그해 9월 총재 선거에서 출마를 포기했다.
2008년에도 후쿠다 야스오 수상이 4월 보선에서 실패한 뒤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은 채 같은 해 9월 퇴진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애초 기시다 총리가 4월 보궐선거 시마네 1구 승리, 6월 소득세·주민세 정액감세분 지급과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 통과, 6월 회기 중 중의원 해산의 시나리오를 구상했을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보선 전패로 기존 구상은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꿰이게 됐다.
자민당 내에서도 이번 보선으로 조기 총선거에 대한 신중론이 강해져 당분간 중의원을 해산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6월 감세 시행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기시다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마이니치신문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기다리지 않고 ‘기시다 끌어내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자민당이 기시다 총리를 다음 선거에서 간판으로 내세울 수 없다면 ‘포스트 기시다’를 의식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망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모테기 간사장은 최근 파벌 해체를 선언하며 ‘비자금 스캔들’의 핵심인 파벌 문제와 선 긋기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이례적으로 하야시 관방장관의 ‘독자 외교 행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관방장관 취임 후 4개월여 만에 외국 요인이나 국제단체 간부들과 20차례가량의 별도 모임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전임 외무상을 지냈다고 해도 이러한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선에서 그가 지원한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가 패배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된 상황이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강경 우익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도 첫 여성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지난해부터 유력 의원들과 공부 모임을 시작했고 최근 야스쿠니신사에도 직접 참배하며 강경 보수 세력들로부터 주목받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 기시다’로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이들이 기시다 총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결국 인물 부재론이 강해지면서 기시다 내각 2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을 얻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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