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보다 훨씬 파괴적!' 韓 20승-MVP 페디, AL 각 부문 상위권 포진...CYA 경쟁도 가능

노재형 2024. 4. 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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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가 지난 29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회초 교체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릭 페디가 8회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쩌면 한국 프로야구(KBO) 출신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자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가 시즌 초반 엄청난 기세로 에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KBO의 '원조' 역수출품으로 꼽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를 능가하는 복귀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켈리는 2015~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4년 동안 119경기, 729⅔이닝을 던져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백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켈리는 한국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뒤 빅리그에서 3년 만에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켈리는 한국에서 커터를 주무기로 장착해 미국으로 건너가 첫 시즌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를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33경기에 등판해 200⅓이닝을 던져 13승8패, 평균자책점 3.37, 177탈삼진으로 에이스로 성장한 뒤 2023년 30경기에서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마크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올시즌에도 지난 24일 어깨 문제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19로 호투를 이어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는 대표적인 KBO 역수출품이다. USATODAY연합뉴스
페디는 메이저리그 복귀 첫 시즌에 에이스급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페디는 한국을 떠난 지 첫 시즌 켈리보다 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켈리는 지난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8⅓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9탈삼진 2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펼치며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에 평균자책점은 2.60으로 낮췄다. 페디가 8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빅리그 처음이다.

올시즌 6경기에서 34⅔이닝 동안 9볼넷, 39탈삼진, WHIP 1.067, 피안타율 0.212를 기록 중이다. 상대 타자수 대비 볼넷의 비중을 나타내는 볼넷율은 6.3%인데 비해 삼진율은 27.5%에 이른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 평균자책점 12위, 투구이닝 공동 11위, 탈삼진 공동 6위, WHIP 14위, 피안타율 13위 등 대부분의 지표가 리그 정상권이다. 특히 팀 공헌도를 나타내는 bWAR은 1.5로 AL 전체 11위, 투수 5위에 올라 있다. 이 정도면 에이스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MLB.com은 이날 '새로 등장한 에이스가 스윕을 완성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7~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페디는 작년 KBO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의 압도적인 모습을 통해 자신의 마음가짐과 레퍼토리를 가다듬었다. 2년 1500만달러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로 돌아와서 새로운 모습이 효과를 내고 있을 것일까? 지금까지는 예스(yes)라고 답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자신감도 부쩍 높아진 상태다. 페디는 "항상 머릿 속에서 '내가 계속 빅리그에서 던질 수 있을까?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그 자체가 지금의 나는 다른 선수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몇 년 전을 되돌아 봤을 때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리고 경기 막판까지 던질 수 있겠냐고 물어보면 난 그냥 웃음만 지어보였을 것이다. 완투는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다. 완투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오늘을 계기로 계속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에릭 페디가 지난 1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복귀 피칭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릭 페디가 29일(한국시각) 탬파베이전 9회 교체돼 에단 카츠 투수코치의 격려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켈리가 애리조나에 입단할 당시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30세이던 2019년 4월 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러 6이닝 5안타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그 다음 등판인 4월 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8이닝 4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에 가까운 역투를 펼쳤다. 꽤 좋은 투수가 한국에서 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는 기복이 나타났다. 5이닝 8안타 4실점→3⅔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주춤하더니 7이닝 6안타 2실점→5⅓이닝 5안타 1실점으로 다시 안정세를 나타냈다.

켈리는 그해 시즌 첫 6차례 등판서 35이닝을 던져 3승2패, 평균자책점 3.60, 14볼넷, 29탈삼진, WHIP 1.371, 피안타율 0.252, 볼넷율 9.3%, 삼진율 19.3% 를 기록했다. 페디와 비교했을 때 투구이닝과 다승 정도에서 비슷할 뿐 거의 모든 부문서 페디의 지표가 압도적이다.

입단 시 계약 조건에 일단 차이가 난다. 켈리는 비록 메이저리그 경험 없이 KBO을 거쳐 애리조나에 입단할 때 2년 550만달러에 계약했다. 페디는 2년 1500만달러로 화폐가치와 이전 메이저리그 경력을 감안하더라도 2배가 넘는 대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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