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캐릭터 하난, 죽이네[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간만에 알차구만.
간만에 알찬 영화가 나타났다. 메가폰의 치열함이 묻어 있다. ‘죽이는’ 캐릭터들을 궁지 끝까지 몰고가 보는 것만으로도 자극되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신예 김세휘 감독의 데뷔작으로 변요한, 신혜선, 이엘이 지원사격해 102분을 채운다.
캐릭터가 맛있다. 보는 내내 이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비틀린 자아의 주인공에게서 어떻게 비호감을 덜어내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지를, 독특한 화법으로 구현해낸다.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주인공 공식에 질린 이라면 그동안 국내 영화에선 보지 못한 이색적인 캐릭터를 만나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특히 관음증을 지닌 구정태와 그를 둘러싼 관종들이 서로 부딪히고 불협화음을 내며 몸싸움을 벌일 땐 극적 긴장감도 올라간다. 가끔 개연성에 의문이 생겨도, 캐릭터성 하나만으로 상쇄하고 넘어갈 수 있다.
기존 미스터리 추적물과 다른 톤앤매너도 영화만의 개성이다. ‘웃음’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이 현명하다.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구정태’를 객석에서도 쉽게 받아들이게 한다. 그의 감정선으로 영화를 바라봐야하는 지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을 감독의 선택이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서치’(2018)를 연상케 하는 ‘스크린 라이프’ 식 구성을 곳곳에 배치한 것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매력포인트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사건의 임팩트가 보다 작아지는 단점을 상쇄하진 못한다. 또한 직관적인 제목도 예비 관객들의 지갑을 열 만큼 힘이 있을지 보장할 수 없다.
변요한, 신혜선, 이엘 등 배우들의 연기는 알맞다. ‘이상해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캐릭터들을 구현해내느라 신이 난 게 스크린 위로 느껴진다. 다음 달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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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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