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할 순 없다…브로드웨이 흔든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매진 행진, 주간 매출 13억원
345억원 투입 3년 준비 결실
5년 공연 후 英·호주 진출 노려
K뮤지컬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주인공은 국내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지난달 말 약 1500석 규모인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프리뷰가 시작된 이후 10회 연속 매진 행렬을 이어 나가며 브로드웨이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5일 공식 오픈 공연 이후에도 높은 예매율을 기록 중이다.
국내 기획사가 브로드웨이에 올린 뮤지컬이 이 같은 뜨거운 흥행 기록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12일부터 한 달간 뉴저지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에서 진행된 시범 공연에서는 1200석 객석이 전 회차 매진된 바 있다. 총괄 프로듀서인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사진)를 제외하고 브로드웨이 맞춤으로 구성됐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로 꼽히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 원작을 뮤지컬로 만드는 만큼 연출가, 배우, 음악 작곡가 등은 거의 다 미국인이다. 뮤지컬 '뉴시즈'로 2012년 토니상 후보에 오른 뮤지컬 배우 제러미 조던이 주인공 개츠비 역을 맡았고, 여주인공 데이지 뷰캐넌 역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2017), '하데스 타운'(2019)으로 두 차례 토니상에 노미네이트된 에바 노블자다가 소화했다.
뉴욕 문화계에서는 K뮤지컬의 미국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천수 뉴욕 한국문화원장은 "한국 배우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것은 오솔길을 연 것이고, 한국 기획·제작사가 진출한 것은 차가 지나갈 정도의 도로를 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지난 26일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나온 배경으로 "최고의 작품을 브로드웨이에서 만들겠다는 결핍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원작뿐만 아니라 논문 등 관련 내용을 읽고 공부하면서 정리한 연구 노트만 3권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브로드웨이) 신작 중 위대한 개츠비가 단연 톱"이라며 "현재 분위기라면 큰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손익분기점이 주당 티켓 매출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인데, 프리뷰 때부터 100만달러 돌파를 계속 이어 나갔다"면서 "앞으로 5년간 공연이 이어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브로드웨이에서는 공연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2~3주 연속 밑돌면 극장주가 직권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브로드웨이 공연뿐만 아니라 곧 미국 전역 투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2025~2026년엔 한국 공연도 생각 중이라고 신 대표는 밝혔다. K뮤지컬의 브로드웨이 돌풍 배경으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최대한 현대적인 구현을 했다는 것이 꼽혔다. 연출을 맡은 마크 브루니는 "소설 속 시대상인 1920년대를 참고했지만 박물관에서나 볼 구식이 아닌 파티에 직접 간 듯한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상상했던 최대치를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곡을 만든 제이슨 하울랜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설 속 파티에 걸맞은 화려한 곡을 썼다"면서 "이를 위해 탭댄스가 흥겨움을 더했다"고 전했다.
이번 뮤지컬의 전체 제작비는 무려 2500만달러(약 345억원)에 이르고 이 중 전반은 오디컴퍼니가, 나머지는 외부 투자를 통해 조달됐다. 사실 신 대표의 브로드웨이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앞서 뮤지컬 '드림걸즈'(2009), '홀러 이프 야 히어 미'(2014), '닥터 지바고'(2015) 등으로 브로드웨이의 문을 두드린 바 있다. 그러나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그는 "위대한 개츠비는 팬데믹 기간 3년 넘게 준비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높였다"면서 "앞으로 K뮤지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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