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의 시선고정]유정복 인천시장, 변하지 않는 인사 ‘논란’

2024. 4. 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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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자치경찰위원장 내정자 임명 부적합 ‘도마위’
인천로봇랜드 대표, 뇌물수수 혐의 전직 고위공직자 동창생
제물포고 동문 출신 인사 중심 변함 없어
공직사회, 유 시장의 인사 정책 ‘럭비공’ 같아
유정복 인천시장

내달 17일 제2기 인천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한다. 자치경찰위원회는 규정에 따라 인천시의회·위원추천위원회가 각 2명, 인천시교육청·국가경찰위원회 각 1명의 위원을 추천하며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인천자치경찰위원장 내정자를 놓고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장 재임 중 피의자와 부적절한 시간을 보내 논란이 된 인물이어서 심각한 퇴행이 우려된다는 여론이다.

또 퇴직 공무원에 유정복 인천시장과 제물포고 동문(12회)이다. 따라서 유정복 시장이 자치경찰제도를 취지에 맞게 운영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내정자 임명을 재고해 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 시장의 인사 정책은 늘 ‘부적합하다’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민선6기 때나, 민선8기인 지금이나 유 시장의 인사는 항상 변함이 없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 공직사회에서 나오는 말이다. 마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럭비공’처럼 말이다.

최근 2기 시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유 시장이 내정한 위원장의 임명을 재고해 달라는 시민단체의 요구가 있었다.

인천평화복지연대가 내정자 임명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은 이렇다. 구성원 7명 중 위원장은 인천시장이 임명한다. 자치경찰제도의 취지를 살려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에 비경찰 출신의 교수 등을 임명하고 상임위원인 사무국장에 경찰 출신을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천시 1기 자치경찰위원회도 위원장에 행정공무원 출신, 사무국장에 경찰 출신을 임명한 바 있다.

그런데 유 시장이 임명한 내정자는 만 74세(1949년생)로 인천지방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해 온 경찰 및 정보기관 출신 인사다. 또 경찰에서 2006년에 퇴직해 경찰 일선을 떠난 지 20년이 다 됐다. 경력으로 볼 때 자치경찰위원회의 취지에도 적합하지 않고 변화된 경찰조직과 정책 방향과도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유 시장과 제물포고 동문(12회)이어서 추천된 것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천지방경찰청장 임기 중 2004년 굴비상자 2억원 뇌물사건 수사 책임을 지고 있을 때 인천시장 출신 피의자의 검찰 송치 전 인화회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눈 사건으로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내정자에게 생활안전과 치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의 안전과 민생을 책임질 생각이 있다면 자치경찰위원장 내정자 임명을 철회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달 취임한 인천로봇랜드 대표에 대한 논란도 있다. 유 시장은 제물포고 동창(20회)이자, 전 인천시와 시 산하 고위 공직자 출신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그런데 신임 대표는 지난 2014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험이 있다. 건설사로 부터 8차례에 걸쳐 40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접대를 받았다.

유 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인물을 소리 소문 없이 인천로봇랜드 대표로 임명했다.

제물포고 출신의 인사는 또 있다. 민선6기 인천도시공사 사장을 지낸 바 있는 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22회)을 비롯해 인천시 특보(7회), 인천연구원 원장(10회), 전 인천시의회 의장 출신이며 인천시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대표(20회) 등도 유 시장이 임명한 고교 동문들이다.

이밖에 전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의 인사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여성)이 내정돼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정무부시장을 그만 두고 이번 4·10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마했다.

또 인천과는 인연이 없는 인물이 인천시 대변인으로 자리한 의외의 인사도 있었다. 방송 기자 출신인 그는 대변인을 그만 두고 이번 총선에 나갔지만, 그 역시 낙선했다.

이밖에도 인천경제청을 비롯해 인천관광공사·인천테크노파크·인천아트센터·인천환경공단 등 시 산하 공기업 책임자들도 ‘회전문’ 및 ‘보은인사’로 눈총을 받아 왔다. 2년 전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 유 시장과 함께 한 인물들이다.

또 유 시장의 인사 인물들 중 음주운전 은폐 논란을 일으킨 시 특보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있었다.

음주운전 사건 직후 지역사회에서는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유 시장은 ‘모르쇠’로 일관해 측근을 비호해 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는 인천시에게 종합청렴도 평가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겨준 동력이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 시장은 올해 반부패 청렴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진화된 청렴실천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물수수 인물을 인천로봇랜드 대표에 앉히고 음주운전 후 무직으로 신상을 밝힌 특보에 대해 조용히 넘어가려했다.

이처럼 유 시장 스스로는 시민 눈높이에 반하는 일을 하면서 직원들에게만 청렴 반부패를 강요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을 보여주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유 시장은 민선6기 때나 민선8기인 지금이나 인사 정책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인사 때 마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 시장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나올만큼 적합한 인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물포고 동문들 중 전문적이고 탁월한 인물들도 많다. 그러나 유 시장 성격상 아무리 능력있는 동문이라도 눈에 들지 않으면 소용 없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동문들 사이에서도 유 시장에 대한 인사 평가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인사는 유 시장의 권한이다. 유 시장이 시정을 올바르고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인사만큼 중요한게 없다. 전문성이 있는 적합한 인물의 인사로 시정에도 도움되고 더 발전된다면, 유 시장에게 업적과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다’라는 말도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의 의미로, 알맞은 인물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라는 의미를 두고 한 말이다.

유 시장은 현재 핵심 공약 1호 뉴홍콩시티 건설 및 국제학교 유치 논란, 잦은 해외출장 ‘역대급’ 지적 등으로 지역 여론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7월이면 임기 중 반이 지나는 시점이다. 남은 2년을 위해서라도 “정말 잘했다. 적합한 인사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유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제대로 된 인사는 시민은 물론 인천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그 반대로 부적합한 인사는 시민과 인천에게 불행을 자초하고 비난만 받을 뿐이다. 그러면 평생 사리 판단력이 없는 무능력한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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