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구도 고령화 뚜렷···성인 장애인 10명 중 8명 ‘만성질환’
만성질환 평균 2.5개 보유···고혈압 최다
일상 지원 82% ‘가족 몫’···공적 돌봄 13% 그쳐
19세 이상 장애인 10명 중 8명은 만성질환을 앓고, 고혈압·당뇨병 등의 유병률이 높아 건강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장애인 가구 소득은 전체 인구 대비 60%대 수준으로, 소득보장 및 의료보장 복지정책 수요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전국 등록장애인 80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 조사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장애인 실태조사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실시한다.
국내 등록장애인 수는 2023년 5월 말 기준 264만7000명으로 이전 조사인 2020년 때(262만3201명)보다 소폭 늘었다. 장애인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54.3%로 2020년 49.9%에 비해 4.4%포인트 늘어 고령향 경향이 나타났다. 1인 가구 비율은 26.6%로 3년 전(27.2%)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19세 이상 장애인 중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84.8%였다. 평균 2.5개의 만성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 49.3%, 이상지혈증 27.6%, 당뇨병 25.1%, 골관절염 23.3%, 만성통증 15.8% 등 순으로 많았다. 30세 이상 인구를 기준으로 장애인 고혈압 유병률은 52.9%(전체 인구 34.8%), 당뇨병 유병률은 26.8%(전체 인구 14.8%)로 각각 전체 인구보다 높았다.
일상생활 수행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5.3%로 2020년(32.1%)에 비해 3.2%포인트 증가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업 등 관련 서비스 이용 경험률은 16.0%(2020년 14.1%)에 그쳤다. 일상생활을 주로 지원해주는 사람은 주로 가족 구성원(82.1%)이었다.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사로부터 지원을 받은 경우는 13.8%였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면서 장애인들의 외출 빈도는 늘어났다. 장애인 중 지난 1개월 동안 ‘거의 매일’ 외출한 비율은 63.4%로 2020년(45.4%)보다 높아졌고 ‘전혀 외출하지 않음’ 비율은 3.5%로 2020년(8.8%)보다 낮아졌다. 10명 중 3명 이상(35.2%)은 외출 시 교통수단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미충족 의료서비스 경험)을 한 경우는 17.3%였다. 주된 이유로는 이동불편(36.5%), 경제적 이유(27.8%) 등이 꼽혔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5만8000원, 월평균 지출은 242만6000원으로 전국 전체 가구 평균의 각각 63.3%, 66.9%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장애인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37.2%로 2020년 29.5%에 비해 높아졌으나, 전체 인구의 취업자 비율 63.3%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들이 국가·사회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 43.9%, ‘의료보장’ 26.9%, ‘고용보장’ 7.9%, ‘주거보장’ 6.5%, ‘장애인 건강관리’ 4.2% 등 순이었다. 2020년에 비해 소득·의료보장 외에 고용, 이동권 보장, 보육·교육 보장, 장애인 인권보장, 장애인 건강관리 등의 영역에 대한 복지정책 욕구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승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장애인 고령화가 확인됐다. 복지욕구도 소득·의료 외에 고용이나 이동권, 건강관리 등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인 정책을 다각화하고 세심하게 설계해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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