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하루 물 소비량 306ℓ… 2025년 기근국가 전락 경고등 [심층기획-재난이 온다]
샤워·설거지·화장실 이용 등 일상 생활
500㎖ 페트병 약 616개 분량 흘려보내
獨·덴마크 약 130ℓ 소비 비해 2배 웃돌아
유엔 발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도
국민 1인당 소비량 매년 꾸준히 증가세
정부 물 관련 정책 단순 목표 설정 초점
구체적 수치·방법 없어 절감 효과 미미
전문가 “특정 기간 정하고 로드맵 짜야”
오전 6시30분 하루를 시작한 대학생 박모(25)씨는 약 10초 동안 차가운 물로 세수하며 잠을 깨웠다. 멍하니 흘러나오는 물을 바라보며 고양이 세수를 하는 10초 동안 1ℓ의 물이 수도꼭지로 쏟아져 나왔다.
집에 돌아와 끝내지 못한 공부를 마저 하며 박씨는 오전 1시까지 화장실을 3번 더 이용했다. 졸음이 찾아오자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고 10분간 빠르게 샤워하며 약 4시간30 동안 118.5ℓ를 추가로 사용했다.
‘308.2ℓ.’ 집과 학교 도서관에만 머문 박씨가 하루 동안 사용한 물의 양이다. 섭취한 음료나 음식 조리 등에 필요한 물은 제외했음에도 500㎖ 페트병 약 616개 분량의 물이 박씨도 모르는 사이에 소비됐다.
‘대한민국은 물 부족 국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지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과연 물 부족 국가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팽팽하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많은 편이지만 인구가 많고 국토가 좁아 물 사용량이 많은 편에 속한다.
29일 환경부 상수도통계(2022년)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05.6ℓ다. 약 130ℓ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과 덴마크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물을 사용한다.
물 부족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2019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 물 보고서 ‘국가별 물 스트레스(부족) 수준’에 따르면 한국은 물 스트레스 지수 25∼70%에 속해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물 스트레스 지수가 70% 이상인 국가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흔히 고온의 날씨를 유지하며 메마른 공기가 1년 내내 이어지는 곳들이다.
물 부족 국가를 넘어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물 부족 여부를 평가하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한국이 2025년에 ‘물 기근 국가’로 바뀔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PAI에 따르면 1인당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수자원량이 1700㎥ 이상이면 ‘물 풍요국가’, 1000㎥ 이상∼1700㎥ 미만은 ‘물 부족 국가’, 1000㎥ 미만은 ‘물 기근 국가’에 해당한다.
분명한 건 국내 물 사용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019년 294.9ℓ, 2020년 295.3ℓ, 2021년 302.4ℓ, 2022년 305.6ℓ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 절약을 위한 노력은 과거부터 시행됐다. 환경부는 2000년 3월 공급 중심의 물관리 정책 기조를 수요 관리로 초점을 옮긴다며 ‘물절약종합대책’을 추진했다. 당시 환경부는 유엔이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 점과 국민의 물 낭비 등을 들어 2006년까지 물 생산량의 13.5%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07∼2016년에는 앞서 나온 정책인 물절약종합대책의 문제점 등을 보완해 ‘국가 물 수요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절수 목표를 설정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물 수요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이었다.
글·사진=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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