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놀라워” 실력은 “글쎄요”

이정호 기자 2024. 4.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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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눈에 비친 V리그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왼쪽)과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KOVO 제공


선수들 몸값 가파르게 상승
유럽·日과 비교해도 비현실적


개인 기술 업그레이드 필요
외인선수 선발 방식도 바꿔야


“V리그 선수 연봉 놀라워.”

프로배구 V리그는 외국인 감독 전성시대를 맞는다. 2024~2025시즌 V리그에서는 남녀배구 14개 팀 가운데 총 6팀이 외국인 사령탑의 지휘하에 우승 레이스에 도전하게 되면서 역대로 가장 많은 외국인 감독을 볼 수 있다.

2023~2024시즌을 완주하고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 잔류한 외국인 사령탑은 셋. 남자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 여자배구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에게 서면 인터뷰를 통해 V리그에 대해 물었다.

V리그에 입성한 이방인 감독들을 가장 놀라게 했던 부분은 선수 연봉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평균 연봉 수준을 유럽과 비교하면 정말 비현실적인 숫자인 것 같다”고 했다. 2023~2024시즌 선수 등록 기준(신인 제외)으로 남자부 평균 보수는 2억2900만원, 여자부 평균 보수는 1억5200만원이다. FA제도 도입과 부족한 선수 풀로 인한 구단 간 과도한 경쟁 등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부분은 리그에서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오기노 감독 역시 “연봉은 매우 놀랍고, 일본 프로와 비교해도 놀랄 정도”라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다른 각도에서 “요즘 세상에 여자부와 남자부 연봉에 차이가 나거나 제도가 서로 다른 부분은 조금 평등하지 않은 것 같다”, “FA제도 등이 선수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 연봉과 관련해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V리그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외국인 감독 역시 고민하는 지점이 비슷하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뽑아오다 여자부는 2015~2016시즌,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 제도로 변경, 유지해오고 있다. 오기노 감독은 “트라이아웃 대신 팀에 필요한 외국인, 아시아 선수들을 직접 뽑으면 V리그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아본단자 감독도 “외국인 선수를 확대해 보다 리그 수준을 올리는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여자배구에 몇 명 주목하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배구 시스템이 이런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돕지 못한다. 선수나 코치나 해외 진출 사례가 매우 적다”고 꼬집었다. 틸리카이넨 감독도 “지도자 교류가 필요하고, 국가대표는 물론 클럽팀 간의 국제경기를 더 많이 치를 기회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한국 배구는 V리그의 흥행과 달리 대표팀의 경쟁력이 뚝 떨어져 고민하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표팀은 더 신장이 큰 팀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키가 커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기술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을 찾는 것은 항상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은 “(다들 부족하다고 평가하는)높이나 파워 등 개인 능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개인 기술, 팀 조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배구에도 좋은 자질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있다. 일본처럼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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