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블루오션으로 가는 길, 표준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2024. 4.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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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

산업의 본격적인 발전과 함께 시작된 표준은 기술‧서비스 개발의 가이드로써, 품질 보증의 수단으로써, 국가 간 중재자로서, 그리고 신기술의 선구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시대를 견인해 왔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9개 회원국의 사례를 종합해 발간한 '표준과 경제성장-Standards & economic growth'에 따르면, 표준은 기업에 정보를 전달하고,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기술 혁신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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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 회장.

경제가 어렵다. 고물가 속 치솟는 환율, 그리고 중동발 위기까지. 이 밖에도 경제 불안을 야기하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만약 블루오션을 담보하는 시장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솔깃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문은 바로 ‘표준’이다.

매일 마주하는 우리 생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표준을 찾을 수 있지만, 표준이 구체적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대표적인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와 IEC 가 각각 1947년과 1904년에 시작됐다. 2차 산업혁명의 끝자락에서 출발한 셈이다.

산업의 본격적인 발전과 함께 시작된 표준은 기술‧서비스 개발의 가이드로써, 품질 보증의 수단으로써, 국가 간 중재자로서, 그리고 신기술의 선구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시대를 견인해 왔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9개 회원국의 사례를 종합해 발간한 ‘표준과 경제성장-Standards & economic growth’에 따르면, 표준은 기업에 정보를 전달하고,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기술 혁신을 지원한다. 표준이 직접적으로 GDP 성장에 기여한다는 결과도 도출됐다.

영국표준협회(BSI)가 527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는 표준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48%가 표준으로 인해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자동차산업에서 식품산업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일관된 응답이었다. 51%의 기업은 표준화를 통해 기업 신뢰도 향상과 고객과 공급업체 간의 관계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품질‧환경과 같이 산업 기반을 정의하는 표준은 수요자가 기업을 찾게 하는 최소 조건이 된다. 어떤 표준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한다. 분야에 따라서는 표준이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아주는 나침반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 표준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요자를 기업으로 이끌어 준다. 시장이 빠르게 진화할수록, 서로 다른 기술과 산업의 융합이 심화할수록 표준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산업의 전방위에서 함께 해 온 표준은, 글로벌 경제 시대이자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한 빅 블러(Big Blur) 시대에, 글로벌 공급망을 지원하고, 상호 무역을 촉진하는 기반으로서 그 가치가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표준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해당 표준의 주도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결국 해당 분야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점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한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3년 우리 기업들과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OLED 디스플레이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시장 판매량과 점유율 1위를 지켜 오고 있다. 국제표준 선점이 10년 이상의 시장을 보장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청사진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수출주도 경제성장 국가로서 우리는 표준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올해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의 기술전문가와 정책 임원은 총 300여명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년 전 4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장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12개 첨단산업 분야별 표준전략 공유를 위한 포럼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2024년이 우리나라 표준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되도록, 필자도 국제표준화기구 회장으로 있는 2년 동안 ‘표준 대사’로서 힘을 보태려고 한다.

블루오션을 찾고 있다면, 표준의 문을 두드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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