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마음 세계를 탐구하는 젊은 사업가들

함영준·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2024. 4. 3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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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데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이미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돈 때문에 부모형제, 일가친척, 친지, 동업자와 하루아침에 인연을 끊고 첨예하게 다투는 일이 매일 뉴스를 장식한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면서도 서로 모여 고민을 토로하고 마음 관련 책을 공부하는 젊은 사업가들이 있다. /셔터스톡

세상은 나날이 영악해져 온갖 논리와 구실로 자신의 욕망은 선의로 포장하고 상대방을 악한으로 매도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계속 배고프다”는 끝없는 소유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물질적 탐욕의 세계에 살면서도 함께 모여 각자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공부를 하며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가들이 있다. 금융·부동산·교육·문화·의료·스포츠·식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하는 사업가이거나 전문직 종사자들인데 30~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만나 사업에 따른 갈등, 불안, 압박감을 털어 놓고, 영리 추구하면서 어떻게 선의나 휴머니티, 자신의 가치와 접목시킬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그런 탐색의 본질에는 아무리 돈을 벌어도 경제적 이득행위가 결코 궁극적 만족이나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자각, 그리고 언제든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은 외롭고 유한한 존재다. 그러나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오히려 지금 인생을 감사하고 유용하게 살아갈 수 있다. /셔터스톡

# 며칠전 모임에 나온 40대 벤처투자회사 창업주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와 닿았다. 월급쟁이를 하다 독립, 벤처금융회사를 차려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에 따른 두려움이었다.

“돈이 잘 벌릴 때는 통장에 생각지도 않은 단위의 돈들이 들어와 잠시 기쁘지만 ‘과연 이게 내가 바라는 성공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곧 그런 현실에 익숙해져 더 큰 수입을 내려고 조바심을 내고 채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이후 원하는 만큼의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다시 불안해지게 됩니다.…”

진짜 힘든 상황은 수입이 없을 때다. 하루하루 너무나 속이 타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실망감, 자기 밖에 없다는 외로움, 그리고 직원을 비롯 주변 사람들에 대한 원망 등의 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모임에서 알게 된 지인들과 정신적 교류를 나누면서 마음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명상, 심리, 최면, 카르마, 양자역학, 뇌과학 등을 공부하고 캔 윌버, 디펙 초프라, 웨인 다이어, 마이클 싱어, 데이비드 호킨스, 조 디스펜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성가들의 책을 탐독하고 자기 생활에 적용해보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과 심층의식을 탐구하는 자기성찰을 거치면서 자신이 어떤 유형의 인간이고, 진정한 사업 목표가 어떤 것인지. 끊임없는 찾아오는 불안(rumination)은 어떻게 다룰 지에 대한 깨달음을 조금씩 얻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죽음에 대해 다시 바라보면서 오히려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을 직시하면서 지금 살아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일상에서 부딪히는 모든 지겹고 불쾌한 것들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깨닫고 앞으로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데 대한 긍정적 에너지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나도 30여년전 기자 시절, 사형수를 취재하고서 지금 내가 살아 있고 내게 남겨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은 적이 있다.

물질적 욕망의 세계란 현실, 그 갈등의 날들 속에 살면서도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자신의 참 모습과 죽음, 그 이후 영적 세계를 성찰하는 모습은 희망적이면서 한편으로 매우 실존적(實存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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