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직 해체 압박받다 기사회생? 'LH 인력' 3년 만에 늘린다

김동욱 2024. 4. 30. 0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잇따른 철근 누락 사태로 조직 해체까지 거론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정부가 인력을 확충해 주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경제 위기 대응용 대규모 정책을 쏟아내면서 공공기관인 LH 역할이 부쩍 커진 데 따른 선택이지만, 한편에선 LH의 고질인 '방만 운영'을 손질하기 위한 조직 구조조정이 또다시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H 혁신안 발표 3개월 만에
정부 '인력 확충안' 확정 
"내부 구조조정 건너뛰어" 비판
경남 진주시 LH 본사 전경. LH 제공

지난해 잇따른 철근 누락 사태로 조직 해체까지 거론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정부가 인력을 확충해 주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경제 위기 대응용 대규모 정책을 쏟아내면서 공공기관인 LH 역할이 부쩍 커진 데 따른 선택이지만, 한편에선 LH의 고질인 '방만 운영'을 손질하기 위한 조직 구조조정이 또다시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한다.


인력 구조조정 3년 만에 마무리

그래픽=강준구 기자

2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토교통부 요청을 받아들여 LH 인력 확충안에 대한 심의를 통과시켰다. 이번 조치로 LH는 정원을 100여 명 늘릴 수 있게 됐다.

LH 인력 확충은 거의 3년 만이다. 2021년 3월 LH 임직원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당시 정부와 LH는 조직 혁신을 위해 약 1만 명의 임직원을 20%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2021년 9,683명이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8,871명으로 812명 줄었다.

구조조정 목표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치(8% 감축)지만 연초까지만 해도 LH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LH가 짓는 공공아파트에서 보강철근 누락 사태까지 터지자, LH의 조직 비대화에 따른 방만 운영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으로 LH가 출범한 뒤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없었던 점도 근거로 거론됐다. 조직 해체 후 주택청 설립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이다. 정부도 이런 여론을 반영해 연초 LH 독점적 지위를 타파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국토부 "LH 인력 확충 불가피"

국토부는 혁신안과 별개로 LH 인력 확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미분양 사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위기에 따른 건설사 유동성 위기, 주택공급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속속 내놓은 상황이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전문성을 갖춘 LH 역할이 필수라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공공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다만 인력을 무작정 늘려줄 순 없기 때문에 애초 요청한 규모의 4분의 1 수준으로 확충 규모를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내부에선 다행이란 반응이 많다. 공공주택 물량의 80% 이상을 LH가 담당해 물량 부담이 상당한데도 정부가 오히려 사업기간 단축을 압박하고 품질과 안전을 담당하는 건설 현장 감독 인력 증원 요청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 그간 애로가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자회사 직원까지 합치면 임직원 수가 1만2,000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비용 절감을 이뤄야지 무조건 정원을 늘리는 게 능사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