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바둑 완전 장악한 스타 기사 ‘빅 4′

이홍렬 기자 2024. 4.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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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신진서·최정·김은지·스미레 4명이 케이블 화면 70% 점령

신진서·최정·김은지·스미레. 요즘 바둑계에서 ‘TV 4천왕’이라고 하는 그룹이다. 바둑TV나 K바둑 등 전문 채널을 켰을 때 이들 얼굴이 한 명도 안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양대 바둑 채널 편성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TV 4천왕' 신진서 최정 김은지 스미레(왼쪽부터). /한국기원

4월 현재 국내 프로 기사는 총 433명.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 이 4명이 TV 화면을 ‘석권’하는 비결은 실력과 인기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잘 이기니까 팬이 몰리고, 팬이 몰리니까 방송사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비춘다.

양대 바둑 채널 시청률 최상위권은 이 4명의 ‘운동장’이다. 신진서(24)와 구쯔하오가 격돌한 제25회 농심배 최종전의 바둑TV 시청률(유료 가구·닐슨)은 0.423%에 달했다.

K바둑은 다이제스트(축약본) 기록이지만 0.497%를 찍어 한술 더 떴다. 0.497%는 10만 가구 중 497가구가 이 프로를 보았다는 뜻으로, 케이블 업계에선 꿈같은 숫자다.

2023년 바둑TV 시청률 순위를 지배한 기사는 신진서 아닌 김은지(17)였다. 1·2위 기록인 지지옥션배 안조영전(0.473%)과 한일 천재 소녀 대결 스미레전(0.469%) 포함 베스트 10 중 4번을 휩쓸었다.

최정(28)은 지난 연말 이후 약간 주춤했지만 여전히 ‘TV바둑 퀸’으로 통한다. 올해 바둑TV 시청률 베스트 30에 8번 등장, 신진서(10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은지(7번)가 3위였다.

지난 3월 한국에 정착한 스미레(15)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특히 유튜브에 강해 보름 전 허영호와 벌인 LG배 예선 대국 때 동시 접속자가 6000명을 넘겼다. 국내 타이틀 결승전급 시청률이었다.

바둑 방송 생중계 비율은 전체의 25~30% 정도. 생중계와 재방(再放)을 적절히 배분하는 작업이 편성이다. 임진영 바둑TV 본부장은 “빅4의 화면 점유 비율은 시청률 기준 90%, 편성 기준으론 7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바둑TV 편성 1위는 최정 대 저우훙위의 센코컵 하이라이트로 총 36회 방송됐다. 2016년 이후 최다 편성 프로그램은 최정·위즈잉이 맞붙은 여자바둑쟁탈전 결승으로 무려 83회나 전파를 탔다. 편성 톱 30 진입 횟수는 최정(12회), 신진서(9회), 스미레(6회), 김은지(5회) 순이었다.

K바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청률 1위는 신진서로, 최근 6개월간 10위권에 19회 이름을 올려 최정(16회), 김은지(15회), 박정환(4회)을 따돌렸다.

K바둑 조혜윤 편성 팀장은 “스미레는 한국 정착 한 달 만에 시청률 1위에 오를 만큼 팬들의 주목도가 높다”며 “앞으로 ‘스미레 마케팅’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와 연예계 등 다른 분야에도 스타는 존재하지만 1% 미만이 전문 채널 화면의 70% 이상을 독점하는 세계는 바둑뿐이다. 새로운 스타가 출현해 선수층 저변과 시청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변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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