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가 “됐어요” 할 때까지 통학로 안전 확보하자

2024. 4.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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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초등 참사 1년에도 위험 여전
스쿨존 공사 제한 등 대책 강화 필요

부산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황예서 양이 등굣길에 목숨을 잃은 지 1년이 지났다. 황 양은 지난해 4월 28일 오전 등교하다 지게차에서 굴러 떨어진 1.7t 대형 화물에 깔려 숨졌다. 황 양 사망사고 이후 부산시와 시교육청, 영도구는 대대적인 개선책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많은 통학로가 위태롭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참사 1주기를 맞아 통학환경 실태를 살펴본 결과다.

청동초등학교 등굣길 사망사고 이후에도 등하굣길 안전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등교하는 어린이들 모습. 국제신문DB


취재진이 지난 26일 찾은 부산진구 A초등학교 후문 바로 옆에선 굴착기와 화물차가 얇은 울타리 하나를 두고 작업을 했다. 100여 m 떨어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도 굴착기 1대가 흙을 파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시간 공사가 진행되면서 대형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영도구에서도 청동초를 포함한 초등학교 2곳 스쿨존과 어린이집 1곳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청동초 스쿨존 참사 이후에도 우리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학교와 지자체는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업체가 공사를 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거나, 안전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해법은 교통 전문가 의견처럼 등하교 시간 스쿨존 공사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동초 스쿨존 참사 당시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스쿨존 안전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 스쿨존에 안전펜스(방호울타리)를 의무 설치하는 법안은 지자체 사정을 고려해 ‘우선 설치’로 내용이 바뀌어 통과됐다. 여전히 권고 사항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등하교 시간대 건설기계 통행을 제한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보다 소중한 법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정치권이 사고 발생 후 반짝 관심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많다. 통학로 안전 확보는 달라야 한다.

그나마 부산시가 스쿨존 안전 강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니 기대된다. 시는 시내 853곳 스쿨존을 대상으로 63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4년간 통학로를 개선하기로 했다. 방호울타리는 283억 원을 들여 스쿨존 271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청동초 사고 지점엔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세워졌으나 대부분 학교에는 일반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일반용은 돌진하는 차량을 막기엔 역부족인 만큼 예산을 더 투입해서라도 스쿨존에선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통학로 안전 강화 사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시와 시교육청은 근본적인 통학로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행정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스쿨존과 관련한 안전시설이 주민 민원으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동초 스쿨존 내 설치된 시선유도봉이 3개월도 안 돼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반발로 철거됐다.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하도록 시민 의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 최소한 스쿨존 안에선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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