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하락세에... 한국 GDP 14위, 멕시코에 밀렸다
‘수퍼 엔저’ 현상 속에서 최근 원화 가치도 이에 못지않은 하락세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중국 위안화와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등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29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377원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6.8%쯤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가치가 12.38%나 떨어진 엔화보다는 하락 폭이 작다. 하지만 유로화(-3.37%), 캐나다 달러(-3.26%), 위안화(-2.06%), 파운드화(-1.93%) 등 다른 주요국 통화보다는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원화 가치 하락 폭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달러 지수를 산출할 때 보는 26개 주요 교역국 통화 중 일곱째로 크다.
엔화와 함께 원화가 특히 약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미·중 갈등이 꼽힌다. 이에 한국의 대중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고, 외환과 금융시장에서 원화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중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25%쯤이었는데, 최근 2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대미 수출액은 310억달러로 대중 수출액(309억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은 것은 2003년 2분기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대중 수출 감소 등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 순위도 끌어내리고 있다. 29일 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등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7128억달러로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2022년 13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우리나라 순위가 14위까지 밀린 건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작년 멕시코는 명목 GDP가 1조7889억달러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를 밀어내고 세계 13위에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니어쇼어링(생산 기지를 소비시장 인근으로 이동) 덕에 멕시코로 투자가 몰리며 멕시코 페소화는 작년 달러 대비 10%나 올랐는데, 원화는 달러보다 1% 하락하면서 GDP를 달러로 변환할 때 한국 GDP가 더 적어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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