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법 폭주 전문 민주당이 “다수당 폭거” “반민주” 항의한다니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가진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자 민주당 시의원들이 “다수당 폭거”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구성은 국회와 정반대로 전체 111명 중 75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3분의 2가 넘는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국민의힘 시의원들로 구성한 특위에서 의결했고 국민의힘 출신 의장이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데 이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가결됐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양당 교섭단체의 사전 합의도, 의회 운영의 기본 절차도 모두 짓밟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서울시의회보다 더 넓고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회에서 민주당에 의해 거의 매번이다시피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선거법 단독 처리를 시작으로 공수처 설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북전단 금지법까지 무수한 입법 폭주를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이번에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이 행한 절차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반민주적이고 반의회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안건조정위 무력화 등이 일상화됐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거의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이 없는 가운데 단독 처리한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도 일부 수치만 바꿔 본회의에 다시 올렸다.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는 민주유공자법은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법사위를 우회하기 위해 본회의 직회부를 일방 처리했다. 새 국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입법 폭주를 시작했다.
최근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은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국회법이 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것은 최소한의 균형은 맞추라는 뜻인데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도 독식하겠다고 한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민주당은 국회에서 일찍이 보지 못한 반민주 폭주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단독 처리는 “횡포” “반민주”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다 이렇게 비판한다 해도 민주당만은 그런 비판을 할 수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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