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83.고추나무 - 농부에게만 곁 내주는 ‘곁순 무침’ 별미

강병로 2024. 4.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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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모종이 한창입니다.

모종 심기 물주기 곁순 따기 지지대 설치 풋고추 따기 붉은 고추 수확 잎 따기 등의 과정을 거쳐야 끝이 보입니다.

그 과정에 노동만 있었을까요? 곁순 무침! 고추를 심고 키우는 과정에서 즐기는 별미입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소금과 참깨를 넣고 버무린 고추 곁순 무침은 농부에게 주어진 특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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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나무 

고추 모종이 한창입니다. 비탈밭을 일궈 감자를 심은 산골 농부는 허리 펼 틈이 없습니다. 쉴새 없이 들이닥치는 농사일! 피할 수도 건너뛸 수도 없는, 일손을 놓거나 거르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고추 농사가 특히 그렇지요. 모종 심기 물주기 곁순 따기 지지대 설치 풋고추 따기 붉은 고추 수확 잎 따기 등의 과정을 거쳐야 끝이 보입니다. 건조와 빻기는 그다음. 이 모든 과정을 거쳤다면 당신은 힘겹고 고된 봄을 지나 가을에 이른 겁니다. 그것도 훌륭하게 말이죠. 그 과정에 노동만 있었을까요?

곁순 무침! 고추를 심고 키우는 과정에서 즐기는 별미입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소금과 참깨를 넣고 버무린 고추 곁순 무침은 농부에게 주어진 특권이지요. 이 맛이 너무 좋아 사람들은 산에서 같은 맛의 나물을 찾았습니다. 4월 중순 무렵, 잎이 자라면서 꽃이 피는 고추나무! 꽃 피기 전 채취한 새순은 고춧잎과 형태와 맛이 똑같습니다. 조리법도 마찬가지! 소금 간장으로 간을 맞추거나 고추장으로 버무리죠. 식감이 부드러워 다른 산채와 잘 어울리고 비빔밥 재료로 손색이 없습니다. 시골에서는 고추를 심기 전, 고추나무잎을 채취해 입맛을 돋우곤 했습니다. 탁주와 곁들이면 금상첨화!

개절초나무 미영꽃나무 매대나무 등으로 불리는 고추나무는 꽃 색과 향기가 좋아 정원수와 약재 등 그 쓰임이 다양합니다. 특히 새봄에 돋는 잎이 매력적입니다. 4~6월에 피는 흰 꽃은 은은한 향기가 일품! 잎과 함께 나물로 무쳐 먹거나 차로 덖어 마시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비타민과 무기질, 사포닌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 좋고, 열매는 마른기침 등 기관지 질환에 처방합니다. 한방에서는 신장 기능 강화 및 이뇨제로 쓴 기록이 보입니다. 잎은 봄, 가지와 열매 뿌리는 늦가을에 채취합니다.

고추나무꽃을 바라보다 꽃말이 의아했습니다. ‘의혹’이라니. 쉽게 수긍할 수 없었지요. 꽃이 주는 느낌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히려 꽃말을 정하기까지의 과정과 결정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미신’도 마찬가지였지요. 요즘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무속과 신점 이야기. 선거는 그렇다치고 최근 불거진 ‘하이브-민희진 공방’에 무속이 등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AI시대에 무속과 미신, 도대체 뭘까요. 불확실한 미래,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때문으로 이해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식물은 결코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다는 사실! 오직 현재에 충실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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