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칼럼]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친윤
당 대표 선거 여론조사 반영 반대
비윤계에게 당 운영 맡겨야 할 때
민심 맞서다 폐족 운명 맞을 수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2012년까지 수년에 걸쳐 수험생의 실패 경험과 극복 방법을 평가해 중요한 합격 기준으로 삼았다.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발전 가능성이 큰 인재상으로 봤다. 실패에서 교훈을 배워 자신의 성장에 활용하는 힘, 즉 ‘실패력’ 강의가 핵심 커리큘럼으로 자리 잡았음은 물론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를 양성한다’는 교육이념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의 산실로 우뚝 선 배경이다.
선거에서 이긴 당의 주류처럼 당당한 게 친윤계다. 지금이 이럴 때인가. 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자명하다. 오만·불통 리더십의 윤석열 대통령과 충직한 호위 무사인 친윤계에 응징 투표를 한 것이다. 디올백 담화, 이종섭 출국, 황상무 망언 등에 대해 보수층도 너무 답답해 가슴을 쳤는데 중도층 등은 오죽했겠나. 그런데도 친윤계는 반성하고 쇄신하기는커녕 당권을 지킬 생각뿐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실패력이 바닥이라는 자기 고백이나 다름없다.
총선 패인에 대해 오진을 하니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리 있겠는가. 친윤계와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의 귀책사유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있다고 본다. 민심에 반하는 ‘책임 떠넘기기’이다. 여당 참패의 책임자로 응답자의 68%가 윤 대통령을 지목했지만 한 전 위원장은 10%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나온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친윤계와 윤 대통령은 정권 심판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지 않은 건 한 전 위원장 덕분임을 인정하고 고마워해야 마땅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윤 대통령이 국민, 야당과의 소통에 나선 점이다. 진짜로 변했는지 의심을 떨치기 어렵지만,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갖고 정국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 반면 친윤계는 내부에서 의미 있는 자성의 목소리 하나 나오지 않는다. 자정능력을 상실한 정치 조직이 민심의 선택을 받을 길은 없다.
이제라도 달라져야 한다. 첫걸음은 새 원내대표에 대한 욕심을 접는 것이어야 한다. 이 의원은 공천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총선 패배의 책임이 큰 만큼 자중하는 게 맞다. 더구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서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해 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장본인 아닌가. 대화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기자회견까지 해 ‘윤·한 갈등’을 증폭시킨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다. 새 원내대표는 비윤계에 양보할 필요가 있다.
당 대표 선거 ‘당원 100%’룰도 손봐야 옳다. 이 규정을 통해 들어선 친윤계 지도부가 윤 대통령에게 할 말을 못 하고 심기나 살핀 것이 총선 패배의 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영남 자민련’ 이미지를 벗고 민심에 귀를 기울인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쪽으로 개정돼야 한다. 윤 대통령부터 친윤계를 통해 당을 장악하려고 무리수를 뒀던 과오를 되풀이해선 곤란하다.
낙선자들은 윤 대통령이 마련한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편 가르기를 하며 당을 분열시킨 것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고 성토했다. 친윤계의 독선이 이어지면 2030세대와 중도층 민심의 회복은 요원할 것이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결과는 보나 마나다. 민심에 맞서다가는 결국 폐족의 운명에 직면할 수 있음을 친윤계는 명심하기 바란다.
김환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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