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려간 3억 내놔”…지적장애인에게 소송사기까지
[앵커]
의사 소통도 어려운 중증 지적 장애인을 상대로 수억 원의 소송 사기를 벌인 6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지적 장애인에게 상속받을 재산이 있다는 걸 알고 가로채려 한 건데, 장애인을 보살펴야할 성년 후견인의 짓이었습니다.
고민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의 한 장애인 시설에 사는 30대 중증 장애인 고 모 씨.
3년 전 고 씨에게 법원의 지급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22년 전인 2002년, 이 모 씨에게 차용증을 쓰고 약 3억 원을 빌렸으니 갚으라는 명령이었습니다.
하지만 고 씨는 차용증이 뭔지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고 모 씨/중증 장애인 : "((차용증)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요."]
더구나 거액을 빌렸다는 시점에 고 씨는 17살에 불과했습니다.
[장애인시설 관계자 : "미성년자인데 어떻게 이런 많은 빚을 지고... 그러니까 더 이상한 거죠."]
법원에 지급 명령을 신청한 사람은, 고 씨의 성년 후견인인 60대 이 모 씨의 동생이었습니다.
고 씨가 자매들과 함께 공동 상속받은 10억 원 상당의 땅이 있다는 걸 알고선 가로채려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성훈/담당 변호사 : "허위의 채권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아마 지급명령 신청, 좀 간편한 독촉 절차 민사상 독촉 절차를 통해서 채권을 만들려고..."]
장애인 기관에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이 씨 형제의 휴대전화에서 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소송 사기를 벌인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최광욱/제주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장 : "피해자는 (중증 지적) 장애인으로 이의신청을 진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이 점을 악용하여..."]
검경 조사 과정에서 형은 혐의를 인정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동생은 공모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됐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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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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