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검법 선 긋는 민주당…조국당과 온도 차
총선 끝나자 협력 아닌 ‘견제’
4·10 총선에서 171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이 내심 조국혁신당을 견제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추진 중이거나 제안했던 한동훈 특별검사 도입법안,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범야권 연석회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를 예고한 한동훈 특검법을 두고 두 야당은 온도차를 보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9일 MBC 라디오에서 “이 법안을 언제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는 민주당과 협의해야 한다”면서도 “총선 시기에 공약했기 때문에 당연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미온적이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까지는 안 할 것”이라며 “개별 의원이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한다면 반대할 이유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한 재선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을 주요 법안으로 추진하면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덮일 수 있다”며 “민주당이 무조건 조국혁신당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초선 당선인은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하면 중도층 눈에 승자가 패자에게 보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현행 20석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두고도 생각이 다르다. 조 대표는 이날 “정치개혁 차원에서 낮춰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학계 다수 입장이고 독일·프랑스 등 대부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교섭단체 기준은 훨씬 적다”면서도 “민주당이 먼저 약속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10 총선 정치개혁 공약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내걸었지만 총선이 끝나자 공약 파기를 시사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교섭단체가 되려는 정당은 최소한 국회 18개 상임위별로 의원 1명씩을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반대했다.
지난 25일 이 대표와 조 대표가 만찬회동을 가지긴 했지만, 조 대표가 이 대표에게 제안한 ‘범야권 연석회의’는 이미 물 건너갔다. 다만 조 대표는 이날 “22대 국회가 열리면 야권 공통의 법안, 공통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표끼리 또는 정책위의장끼리 테이블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는 171석의 제1당인 민주당이 12석의 조국혁신당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견제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되거나 범야권 연석회의를 정례화했다가는 조국혁신당으로 의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 대표의 잠재적 대선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22대 국회를 어떤 기조로 운영할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는 6월 국회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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