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변화 의지 안 보여”…야권 “맹탕” 일제히 비판
새로운미래, 양측 향해 “소모적 논쟁…실패한 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에 대해 야당은 29일 “내용이 없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이번 회담을 ‘백지 답안’ ‘맹탕’에 비유하며 날을 세웠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국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이재명 대표를 만난 건가? 사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려고 만났나”라고 적었다. 그는 “야당 대표가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 물음을 질문지로 만들어 들고 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시험에서 백지 답안을 낸 꼴”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민생 위기가 심각하다. 둑이 터져 물이 턱까지 찬 격”이라며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님께서 여야를 불러 모아달라. 국회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토록 하고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준비한 회담 주제에 답을 했는데 말하기 85% 대 듣기 15%의 비율로 시간을 썼다”며 “이 대표가 준비한 회담 의제가 많아 윤 대통령이 답을 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인 것 같다. 문제는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결과를 두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양측 모두를 비판하는 반응도 나왔다. 최성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130분간 회담했으나 결국 소모적이고 정쟁에 불과한 맹탕 회담에 그쳤다”며 “공동합의문은 없고, 민주당이 내놓은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입장만 봐도 실패한 회담”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 대표는 A4 10장 분량의 모두발언에서 시정연설을 방불케 하는 일장 연설을 늘어놓음으로써 생산적인 성과가 도출되기 어려운 환경을 자초했다”며 “영수회담 전에 의료대란 등 시급한 사안을 집중 의제로 다뤄 윤 대통령과 원칙적인 합의라도 도출했어야 한다”고 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특히 채 해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요구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입법에 동의하지 않은 윤 대통령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유진·신주영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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