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린이의 건강한 시작이 우리의 미래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다시금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으로, 201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인구감소를 넘어 인구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라고 주창한 100여년 전의 ‘어린이날 선언’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린이들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보호하고 있는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2024 한눈에 보는 신체활동·비만·영양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은 식생활에서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 비율이 2019년 25.5%에서 2022년 27.3%로 증가한 반면 채소·과일·우유 등의 섭취 비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아동·청소년이 주중 학습 목적 이외에 앉아서 보낸 시간은 2018년 185분에서 2022년 186.4분으로 1.4분 늘었고, 비만율은 2018년 14.4%에서 2022년 18.7%로 4.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성인 비만율 증가폭(2.6%포인트)보다 크다.
더욱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로 본 건강불평등 2020’에 따르면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아동들의 주관적 건강상태평가 및 신체활동 실천율 등 신체 건강지표가 높았다. 지난 3월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초·중·고교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서도 읍·면 지역의 비만군 학생 비율이 34.4%로 도시지역(28.7%)에 비해 5.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 수준과 경제 상태, 거주 지역 등 아동을 둘러싼 사회적 결정요인이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인에 따라 아동·청소년의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고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러한 지표들은 현재 우리 아동들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임을 드러낸다.
모든 아동은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동시에 가정의 경제 수준이나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아동은 누구나 ‘건강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아동의 보편적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질 높은 영양 섭취를 지원하고, 신체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아동 건강 친화적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건강불평등 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소외지역 아동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 비영리조직(NPO)도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어린이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라의 희망이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길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김웅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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