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우등생’이 어쩌다...성장률 G7 ‘꼴찌’ 전망

올해 실질 성장률 0.3% 전망
日0.9%, 유로존 평균 0.8% 크게 못미쳐
높은 전기세 등 산업 거점 매력 잃어
일각선 “산업 공동화 가속화 우려”

올라프 숄츠(맨 아래) 독일 총리가 지난해 11월, 독일 베를린 의회에서 독일 예산 위기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최대 경제대국’ ‘유럽의 기관차’ ‘유럽의 모범생’ 으로 평가받던 독일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정부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올해 자국의 실질 성장률이 0.3%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일본 포함 G7 국가들중 단연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공표한 올해 경제 전망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실질 성장률 0.7%, 일본의 0.9%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로존 전체 평균(0.8%)보다도 훨씬 낮아, 독일의 경기 침체가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최근 독일 경제를 두고 ‘유럽의 병자’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독일정부는 지난 2022년 하반기 까지만해도 2024년이면 성장률이 2%대 까지 회복될 것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침체기가 훨씬 길어지고 있다.

독일 경기침체 주요인은 인플레이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영향이다. 30일 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할 1~3월(1분기)GDP는 전분기 대비 0.1% 상승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12월(4분기) GDP는 0.3% 줄어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권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독일 연방은행은 최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고조돼 기업들의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산업인 자동차 업계도 부진하다. 독일내 전기 자동차(EV) 판매량은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29% 줄어든 3만 1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중단된 EV구입 보조금 영향으로, EV 판매 대수가 처음으로 프랑스에 밀렸다.

독일은 기업용 전기요금이 미국, 일본 등 보다 높은 탓에 산업계는 산업 거점으로서의 경쟁력 하락을 경계하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IW)에 따르면 독일내 직접 투자액은 2023년 218억유로로 201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독일의 해외 직접투자는 5배가 넘는 1159억 유로를 기록, 투자금의 해외 유출 초과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 루쉐 IW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가 지금상태라면 산업 공동화가 더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