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③] 도박 중독 청소년 노리는 '대리 입금'…이자 폭탄에 범죄 내몰려
【 앵커멘트 】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실태 보도 세 번째 시간입니다. 학생들은 도박비 마련을 위해 소액 대출을 뜻하는 이른바 '대리 입금'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대출금 때문에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까지 합니다. 한여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중학생인 A 군은 지난 3월 불법 도박을 하다 1,600만 원을 잃었습니다.
돈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에 A 군은 '대리 입금'을 해준다는 SNS 글을 보고 20만 원을 빌렸습니다.
하지만 연체료 명목 등으로 400% 늘어난 100만 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고, 부모에게까지 협박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A 군은 오토바이를 훔쳐 돈을 마련하려다 경찰에 붙잡혀 소년원으로 보내졌습니다.
▶ 인터뷰(☎) : 하동진 / 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 - "가족들의 개인정보까지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심각한 2차 피해가…."
소액 대출을 뜻하는 '대리입금'을 SNS에서 검색해 보니, 미성년자들도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홍보글이 많습니다.
▶ 스탠딩 : 한여혜 / 기자 - "학생을 가장해 SNS로 대리입금 문의를 해서 어떤 요구들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전화번호나 생년월일은 물론 얼굴이 나온 학생증까지 요구합니다.
법정 최대 이자율은 연 20%이지만 1주일에 40%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금감원은 약 4천 건의 대리입금 광고를 단속했지만, SNS 등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데다 청소년들이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피해는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양우영 / 변호사 - "무등록대부업체들이 대리 입금의 형식으로 학생들에게서 폭리를 취하는 만큼 이를 규제하는 방향의 입법이 필요할 것으로…."
청소년을 도박의 늪에 빠트리고 2차 일탈로 이어지게 만드는 어른들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국가 시스템이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한여혜입니다. [han.yeohye@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정상우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송지수 취재지원 :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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