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은 공무원 "악성민원 전담부 만들고 대응 강화를"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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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죽어가는 동료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공노총)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악성 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열고 반복되는 공무원 희생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악성 민원 대책 마련하라"·"악성민원은 범죄다"·"우리도 살고 싶다. 민원 공무원 보호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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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등 1300명 모여 추모행진
"사람 죽어나가도 현장 안 바뀌어"
서울시청 앞에서 대책 마련 촉구
"더 이상 죽어가는 동료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공노총)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악성 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열고 반복되는 공무원 희생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망한 공무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공무원들은 따가운 햇살과 푹푹 찌는 더위에도 모두 검은 색 옷을 입었다. 비어 있는 영정을 들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추모 위해 모인 1300명
이날 집회 신고 인원은 1300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악성 민원 대책 마련하라"·"악성민원은 범죄다"·"우리도 살고 싶다. 민원 공무원 보호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악성 민원에 의한 희생이 더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소망을 담은 목소리였다.
현장 발언에 나선 황보영 국가보훈부 주무관은 "말투가 마음에 안 들거나 규정이 마음에 안 들면 육두문자는 물론 지팡이로 맞을 뻔한 적도 있었다. 이런 일이 일상이 됐다"며 "더 이상 연쇄적인 자살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공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경남 양산시·충북 괴산군·경기 김포시·남양주시·양주시청에서 입사한 지 3개월~3년차 공무원 5명이 악성 민원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경기 김포시에서는 공무원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도로의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까지 공유됐다. 또 서울 강서구청 노동조합은 주민으로부터 폭행과 난동을 당한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4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유해길 전공노 거제시 지부장은 "왜 악성민원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일해야 하는 것이냐"면서 "동료가 죽었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민원이 많고 악성 민원이 상당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죽거나 휴직하거나 면직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악성민원 전담부로 대응 강화해야"
집회에서는 악성 민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해준 전공노 위원장은 "악성민원 문제가 커지는데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공무원 수가 적은 상황에서 정부의 공무원 인력 감축 정책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낮은 임금과 민원 가중으로 저연차 퇴사자들이 늘고 있는 반면 공무원 증원은 기준 인건비에 묶여 있어 인력 부족이 가중되는데 대책이 없다"며 "악성민원 전담부서를 만들어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지자체장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다양한 민원 창구를 단일화해 반복·중복되는 민원 처리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동료를 잃은 김포시 공무원노조 유세연 위원장은 "민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소극적인데, 입건만 돼도 효과가 있는 만큼 기관장 명의로 진상, 욕설 민원인에 대한 고소·고발을 의무화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보호대책은 복합민원, 고충민원 등 임계점을 넘어야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민원인의 공공서비스 접근을 막을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라며 "최근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신상정보 제공 수위와 처벌 기준 등 지침 마련을 서둘러 시민의 권리 청구를 보장하는 동시에 공직자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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