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재명, '의료개혁' 공감대… 나머지 현안에선 모두 온도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에서 양측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정책에 인식을 같이 했다.

반면 이 대표의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연금개혁, 국정 기조 전환 등 각종 현안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영수회담에서 양측이 인식을 같이 한 대표적인 의제는 의료개혁이었다. 이 대표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정책 방향에 옳다는 뜻을 나타내며 협력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테이블에 오른 각종 현안에 대해선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특히 이 대표가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골자로 한 민생회복 긴급 조치에 대한 결단을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와 선별 지원 방침을 고수하면서 민생과 관련된 추가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야가 협의체보다는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고 답했다.

추경(추가경정 예산안)을 통한 연구개발(R&D) 예산 복원도 사실상 묵살됐다. 윤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에 R&D 예산 증액을 반영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또 이 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요구한 부분도 회담에선 다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재의결을 벼르고 있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건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런 부분을 해소한다면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22대 국회에서 양측 간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연금 개혁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신속하게 방향을 결정해서 필요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국회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하고 많은 데이터를 이미 제출을 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