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 “낙제점” “맹탕회담”…영수회담에 뿔난 野

박성의 기자 2024. 4. 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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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앞으로 종종 만나기로”…이재명 “소통의 첫 장 연 것에 의미”
조국당 “결과물 초라해 암담” 새로운미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이 총론적·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게 있었다." (대통령실)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이재명 대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영수회담을 가진 가운데, 회담에 대한 양측의 평가가 확연히 갈렸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모두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데 공감했으나, 이날 2시간 넘게 이어진 회담의 성과를 두고는 상반된 인식을 보였다. 특히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과 '민생지원금' 등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야권은 일제히 실망스럽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 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첫째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의료 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 이렇게 말했다"며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정책적 현안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당, 야당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은 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수용을 촉구한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방지책, 그리고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 대표가 요청한 사항들에 윤 대통령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 기조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 (회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제가 대표님께 오늘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를 말씀을 듣고 싶어서 어떠시냐고 했더니,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 되겠다'이런 말씀을 하셨다"며 "향후 대한민국이 이번 총선에서 일방적 독주와 관련된 부분을 심판받았는데, 회담 내에서는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실망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경청'이 아닌 '일방적 변론'만 펼쳤다는 취지의 비판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회담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15분 모두발언을 하고 그 이후 (비공개) 회담은 대표께서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하는 형식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 몇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상당히 지났는데, 천준호 비서실장이 시간 계산을 해보니 85:15 정도 됐던 것 같다. 모두발언 이후에는 윤 대통령이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에 관해서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는 민생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께서 민생회복긴급조치에 대해 직접 결단해줘야겠다는 주문을 재차했지만, 대통령은 그 입장을 고수했다"며 "민생협의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조국혁신당 등 야권 역시 일제히 비판 논평을 내놨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하면서 '빈손 영수회담'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통해 "조국 대표가 총선 직후 '국민이 승리하셨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며 "(국민들이) 4·10 총선에서 범야권에 압도적인 의석을 몰아줘 이뤄진 오늘 회담의 결과물이 너무 초라하다"고 적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이 부디 이 마지막 기회를 소중히 여기길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던 것 같다. 윤 대통령의 무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최성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결국 소모적이고 정쟁에 불과한 '맹탕회담'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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