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테슬라·엔비디아, 뚝심의 저가 매수…간만에 '웃음'[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4. 4. 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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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자 서학개미들의 저가 매수가 늘며 주간 순매수 규모가 다시 2억달러대를 넘어섰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세는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나스닥100지수 3배 레버리지 ETF, 테슬라, 엔비디아 등 4개 종목에 집중됐다.

이는 기술주 위주의 반등을 확신한 베팅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술주는 지난주 급반등하며 리스크를 감수한 서학개미들의 상승 베팅이 보답을 받았다.

미국 증시 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서학개미들의 판단은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의 인버스 ETF를 순매도한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8일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한 파운드리 반도체회사인 TSMC가 대규모 매도 우위를 나타낸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7~23일(결제일 기준 22~2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2164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17주째 계속된 순매수 행진이다. 순매수 규모도 직전주 4732만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17~23일 사이에 S&P500지수는 0.4% 올랐으나 나스닥지수는 1.1% 하락했다. 이후 24~26일 3일간 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5%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7~23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서학개미들은 한주간 동안 SOXL을 2억달러에 가까운 1억9580만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 1억1176만달러보다 순매수 규모가 더 늘어난 것이다. 직전주에 SOXL을 매수했다 손실을 봤으나 포기하지 않고 반도체주 상승 베팅을 계속한 뚝심이 돋보인다.

SOXL은 지난 17~23일 사이에 14.1% 급락했지만 23~26일 3일간 12.1% 급반등했다. SOXL의 단기 바닥인 지난 19일 종가로 SOXL을 매수했다면 26일까지 5일간 수익률은 29.2%에 달한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6458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4위에 올랐다.

4월17~23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7968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에 대한 순매수는 17주째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23일에 가장 많은 3000만달러 이상의 순매수가 이뤄졌고 테슬라 주가가 15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 18일에 2번째로 많은 2700만달러의 순매수가 나타났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저가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4일 12.1% 급등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6일 169.29달러로 마감하며 실적 발표 전 140달러대에서 급반등했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로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주식(TSLL)과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도 각각 2229만달러와 748만달러씩 순매수됐다.

특이한 점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는 티렉스 2배 인버스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Z) 역시 970만달러 순매수됐다는 점이다. TSLZ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1~2일 앞둔 지난 21~22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순매수돼 어닝 쇼크를 예상한 하락 베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4주일만에 순매수
엔비디아는 4주일만에 6879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엔비디아 주가가 10% 폭락하며 800달러가 깨진 지난 19일 바로 다음 거래일인 22일에 3000만달러에 가까운 순매수가 이뤄졌고 엔비디아 주가가 다시 800달러를 회복한 23일에 4400만달러의 순매수가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총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219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AI(인공지능) 서버업체로 주가가 폭등했다 큰 폭의 조정을 받아온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역시 2860만달러 순매수됐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오는 30일에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고 알리면서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9일 하루만에 주가가 23% 폭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는 미리 가이던스를 올렸는데 이번에 올리지 않은 것은 AI 서버 수요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의 주가는 지난 19일 713.65달러로 마감했으나 26일 857.44달러로 20%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폭 만회했다.

서학개미들은 메타 플랫폼도 2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250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 예상액을 상향 조정하면서 실적 발표 다음날인 25일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다소 잦아들었다. 비트코인 현물가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비트코인 ETF(BITU)만 1175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순매수 규모도 직전주 1828만달러에 비해 소폭 줄어든 것이다.

4월17~23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반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지난 18일 실적을 발표한 TSMC였다. TSMC는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올해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로 하향 조정해 실망을 샀다.

서학개미들은 TSMC를 6058만달러 순매도했다. TSMC 주가는 실적 발표 후 18~19일 이틀간 8%가량 급락했으나 이후 AI 모멘텀이 살아나며 반등해 실적 발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에 대한 청산도 이뤄졌다. 나스닥100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TQQQ)가 3877만달러, ICE 반도체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가 376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클래스 A도 각각 3213만달러와 2063만달러 순매도했다. 실적 부진을 예상한 매도로 보이는데 두 회사는 호실적으로 실적 공개 후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알파벳 클래스 A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6일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지난 17일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했던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1623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오는 3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160만달러 순매도됐고 D램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069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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