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탕·온탕 오간 일본 엔화…"정부 개입? 노코멘트"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4. 29. 18: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속절없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1달러를 사기 위해 필요한 엔화가 한때 160엔까지 돌파했는데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34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한 겁니다.

오후 들어 엔/달러 환율이 4엔 넘게 떨어졌는데요, 엔화 가치가 반등한 겁니다. 일본 당국이 개입해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당국자는 '노코멘트'라고 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개입을 시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 곤두박질…34년 만에 160엔 돌파

오전 한때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했는데요, 엔/달러 환율이 160엔선을 넘어선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라고 합니다.

그 이전에 160엔을 넘긴 시기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대급 환율 기록입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졌다는 건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교도통신은 "오늘(29일)은 일본 휴일이어서 아시아 시장에서 엔화가 거래됐다"며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도 엔화를 파는 흐름이 빨라졌다"고 전했습니다. 해외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지속된 겁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해도 140엔대 수준이었지만 우상향 행진을 계속해왔습니다. 최근엔 일본 당국이 우상향 행진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잇따라 구두 개입을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도 한때 100엔당 864.16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11월 20일 863.78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입니다.

이때가 오전 10시 반쯤이었는데요, 오후 1시쯤께부터 약 한 시간에 걸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4엔 넘게 떨어지며 155엔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이후에는 엔/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였습니다.

일본 당국자 "시장 개입? 노코멘트"

엔/달러 환율이 오후에 달러당 4엔 가량 급락(엔화 가치 급등)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교도통신은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후지TV도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해외시장에서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의 통화 실무 책임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당국의 개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당국의 개입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에서 환율 개입의 결정권은 외환법에 따라 재무상이 갖고 있고 실무는 일본은행이 대행합니다. 실제 개입 판단은 재무성 사무관급으로 국제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재무관이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이 공휴일이라 시장 참여자가 적고 유동성이 낮아 엔/달러 환율 급등도 쉬웠고, 당국의 개입도 쉬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외환당국은 구두개입, 실개입, 스텔스(숨은) 개입 등으로 엔화 약세에 대응해왔는데요, 지난 2022년 세 차례 실개입에 나서며 엔화 약세를 방어한 적이 있습니다.

원/엔 환율도 널뛰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락을 보이자 원/엔 환율도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오전 10시 반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60원대까지 후퇴하다 반등했는데요,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100엔당 876.15원을 기록했습니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각(881.80원)보다는 5.65원 하락했습니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환전'을 적극 고민하게 됐습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엔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싸게 엔화를 살 기회가 온 겁니다.

원/달러 환율도 일본 엔화 가치 변동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높은 1,379.0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한때 1,384.5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더니 오후 2시쯤 1,374.2원까지 하락했다가 장 마감 전 소폭 반등해 1,377.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10원 넘게 변동성을 보인 것으로,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원화가 비슷하게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두 통화의 동조화 현상을 확인하는 흐름이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