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초고층에 대한 갈망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4. 4.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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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 전까지 아시아 최고층은 1978년 일본 도쿄에 준공된 '선샤인60' 빌딩이었다.

트럼프는 2001년 준공된 뉴욕 최고층 주거시설 '트럼프월드타워'도 90층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72층 높이라고 한다.

63빌딩은 69층 높이 목동 하이페리온이 2003년 준공될 때까지 18년간 국내 최고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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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안다. 신동아건설이 1985년 준공한 여의도 63빌딩은 63층이 아니다. 승강기가 61층까지 있지만 44층이 없어 실제는 지상 60층이 맞는다고 한다. 그 전까지 아시아 최고층은 1978년 일본 도쿄에 준공된 '선샤인60' 빌딩이었다. 층수는 60층으로 두 건물이 동일하지만 63빌딩이 9m 더 높은 249m다. 한 층을 3m로 계산해서라도 '아시아 최고층'을 차지하고 싶어한 심리가 엿보인다.

최고층에 대한 갈망은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한때 자신의 거주지를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68층 펜트하우스로 소개했다. 하지만 이 건물도 등기부상에는 58층 높이라고 한다. 건물 내 '공공 아트리움' 공간이 일반 건물의 10층 높이를 차지하기 때문에 68층으로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는 2001년 준공된 뉴욕 최고층 주거시설 '트럼프월드타워'도 90층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72층 높이라고 한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건물 층 번호와 승강기 층수를 실제 층수대로 표기해야 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은 13층, 한국은 4층이나 44층을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승강기 층수가 사실과 다른 이유다.

땅값이 비싼 곳은 초고층일수록 분양가(임대료)를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지역 랜드마크라는 점을 내세워 분양에도 유리하다. 트럼프처럼 개발사업 때 보다 좋은 조건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층수를 과장하기도 한다. 63빌딩은 69층 높이 목동 하이페리온이 2003년 준공될 때까지 18년간 국내 최고층이었다. 지금은 123층 높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필두로 18위까지 순위가 밀려났다.

초고층에 대한 열망은 한강변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지속 중이다. 잠실주공5단지가 최고 70층으로 확정됐으며, 성수 4지구와 압구정 3구역도 70층 이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목동과 여의도는 최고 60층 안팎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높은 곳을 향한 욕망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듯하다. 초고층일수록 공사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음에도.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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