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포 공무원, 공사 납품 압박받았나

김포FC 축구장 증설 맡아
일각선 외부압력 의혹 제기
"일부 시 체육회 관계자들
법·규정 모르고 납품 시도"
市 "조달청 통해 공사 시작"

최근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가운데 또 다른 부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돼 그의 사망 원인을 두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9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8시 35분께 김포시 마산동 김포FC 축구장 주차장에서 김포시 공무원 A씨(시설직 7급·43)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숨진 차량에 유서는 없었다. A씨는 25일 새벽 직장 상사인 B씨에게 "일을 못 마치고 가 죄송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A씨는 사망 전날인 24일 오후 6시 30분께 퇴근했으며 25일 0시 30분께 직장 상사 B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A씨는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김포경찰서는 A씨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만한 단서를 딱히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A씨는 지난해 6월 김포시청 체육과로 발령받고 업무를 수행했으며 직원들은 그를 성실하고 책임감 높은 공무원으로 기억했다. 시청 직원들은 공무원 경력 16년(2008년 임용) 차에 접어든 A씨가 오는 5월 4일 열릴 '김포FC 홈 개막'에 대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21년 K3리그로 시작한 김포FC는 1년 만에 K2리그로 승격해 축구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23년에는 K2리그에서 3위를 기록해 K1리그 승격을 위한 승강 플레이오프도 치렀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규정에 따라 김포시에 K1리그 플레이오프 자격 요건으로 현재 5000석뿐인 김포FC 축구장 관중석을 1만석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포시는 K1리그 승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관중석과 조명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으나, 5월 4일 홈 개막 기준 6300석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김포시는 나머지 3700석을 확보하기 위해 연말까지 공사를 계속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김포FC 축구장 증설을 맡은 A씨에게 공사 품목 납품과 관련한 압박이 시 체육회로부터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김포시 관계자는 "일부 체육회 관계자 등이 법과 규정을 모른 채 제품을 넣으려고 시도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럴 때마다 힘든 건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포시 체육과는 "조달청을 통해 관중석 증설 공사를 시작했다"며 외부 압력에 대해 부인했다.

[김포 정진욱 기자]